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경기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는 선수.

송광민은 올시즌 공수에서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통해 한화의 대반란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21일까지 송광민은 1~3회 타율 4할6푼2리(65타수 30안타)로 리그에서 경기 초반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였지만 7~9회가 되면 타율 9푼1리(44타수 4안타)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용덕 감독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후반에도 잘 하면 메이저리그에 가야하지 않겠나. 사실 경기 막판 기회가 찾아와도 마땅한 대타감이 부족하고, 송광민이 수비에서만큼은 그래도 잘 해주고 있다”며 송광민을 감싸면서도 “집중력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해 수시로 나사를 조여주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22일 두산전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었다. 송광민은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2사 3루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대량 득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1~3회 타율 5할로 어김없이 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4회와 6회 범타로 물러난 송광민은 팀이 6-7로 역전을 허용한 9회 1사 후에도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단 이번에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패배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호잉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가 터지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향한 것. 송광민은 11회 무사 2, 3루의 끝내기 기회에서 깨끗한 좌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내며 3시간53분 간 펼쳐진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물론 외야 플라이 등을 통해서도 승부를 매듭지을 수 있었고, 이미 멀티 홈런을 때려낸 호잉이 다음 타자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한순간 분위기에 의해 흐름이 좌우되고 있었기 때문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 왔을 때 반드시 경기를 끝낼 필요가 있었다. 송광민이 모처럼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사실 7~9회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연장에서만큼은 늘 제 몫을 다해온 송광민이다. 지난 4월8일 수원 KT전에서는 10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5월11일 NC전에서도 10회에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2사 1, 2루 기회를 연결시켰다.

NC전의 경우 호잉이 헛스윙으로 물러나면서 끝내기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최종 결과 역시 패했지만 송광민은 올시즌 연장 3차례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며 경기 후반에 마냥 약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송광민의 두산전 끝내기 안타는 경기 전 한화에서 준비한 행사와 맞물려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한화는 이날 충북 괴산 소재의 장연초등학교 학생 16명 전원을 경기장으로 초대했다. 한 학생이 공식 SNS에 한화를 응원하고 있지만 지리적, 환경적 여건 때문에 경기장을 찾기 어려운 사연을 올렸고, 구단 측에서 야구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 것. 특히 송광민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선정돼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경기 전 송광민은 “야구를 통해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열심히 해서 가을야구에 아이들을 꼭 초대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결국 이날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까지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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