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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김진욱 감독의 니퍼트 사랑은 대단하다. 니퍼트가 아직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김 감독의 신뢰는 틈 하나 보이지 않는다.

니퍼트는 2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전에 선발로 나선다. 팀은 전날 KIA에게 14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졌다. 타선이 어떻게든 추격하려 했지만 막아내질 못하니 5-8로 패했다. 전날의 패배를 갚고자 KT는 니퍼트를 내보낸다.

23일 현재 니퍼트는 8경기에 나와 2승 4패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 중이다. 냉정히 말해 성적은 부진하다. 리그 최고 외인 투수로 불리던 니퍼트가 6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으니 아쉬움이 크다. 일단 41이닝 동안 31점을 내줬으니 누가 봐도 잘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진욱 감독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맹목적이든 아니든, 니퍼트가 있다는 것 자체로 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던 것처럼 니퍼트도 한계가 왔다는 우려가 많았다. 사실 작년에 좋지 못했으니 그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어 "일단 캠프 때도 제대로 된 피칭을 하지 못했고 시즌 자체를 늦게 시작했다. 구속 자체나 평균자책점으로만 보면 분명 기대 이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발로 나와 던지는 모습은 여전히 나무랄 데 없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KT는 또 한 명의 외인 투수인 피어밴드가 5월 초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로테이션 자체를 꾸리는 것이 어려웠지만 그나마 니퍼트가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면서 숨통이 트였다.

김 감독은 "로테이션을 채워주고 등판을 한다는 것 자체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본다. 더불어 팀 내에서 하는 역할과 행동, 그런 것들이 좋은 투수기에 점점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니퍼트에 대한 무한 긍정을 보여줬다.

바람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나마 25일 LG전에 피어밴드가 선발 로테이션에 돌아오면서 니퍼트의 부담도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니퍼트 정도의 투수가 로테이션을 도는 것 자체로만 만족한다면 그것 또한 아쉽다.

올해 KT는 꼴찌에서 벗어나 5강 5할이라는 목표를 갖고 임했다. 야심차게 두산에서 7년간 뛰며 94승 이상을 획득, 검증된 투수인 니퍼트를 데려왔다. 김진욱 감독이 두산 사령탑으로 있던 시절, 머릿 속에 남아있던 니퍼트에 대한 신뢰 역시 올해 KT가 그를 영입하는데 한 몫을 했다.

올해 KT 성적의 핵심은 누가 봐도 니퍼트다. 88억을 주고 황재균을 영입했고 작년에 꼴찌를 해서 루키 강백호를 데려오며 전력이 좋아졌지만 선발이 흔들리면 답이 없다. 니퍼트의 초반 침묵은 KT 입장에서는 치명적이었다. 향후에도 마찬가지다. 니퍼트가 헤멘다면 KT도 똑같다.

김 감독의 말해도 점점 좋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모범적인 모습, 그리고 로테이션 소화를 하는 것 자체로만 괜찮다고 말하기엔 니퍼트가 찍고 있는 기록과 성적은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과연 김 감독의 니퍼트에 대한 무한 긍정, 무한 신뢰가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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