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신재영. 사진=전영민 기자
[스포츠한국 고척=전영민 기자] “물집만 아니었더라면…”

넥센 신재영은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온 것보다 또다시 손가락 물집에 발목을 잡힌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수건으로 연신 오른손 손가락에 묻은 땀을 닦아내며 최대한 관리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신재영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5회를 마쳤을 때 총 투구 수는 71구에 불과했으나 넥센 장정석 감독은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속사정을 모르고 봤을 때 장 감독의 선택은 의구심을 남길 만 했다.

더욱이 신재영이 직전 등판에서부터 호투를 이어오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신재영의 오른손 중지에 잡힌 물집이 원인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신재영은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 간 것이 아쉽긴 하지만 중지에 잡힌 물집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면서도 “그래도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고 애써 아쉬움을 감췄다.

장 감독도 신재영을 조기에 마운드에서 내린 이유에 대해 “4회초 시작부터 신재영의 손에 물집이 잡혀있었다”면서 “경기를 마친 뒤에 물집을 터뜨려서 치료를 마쳤고 다음 등판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 신재영. 스포츠코리아 제공
신재영이 물집으로 고생한 경험은 이번 사례뿐만이 아니다. 우선 선천적으로 땀이 많은 체질인데다가 주 구종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투구를 할 때 손끝에 실밥이 걸리기 때문에 마찰이 생긴다.

예컨대 지난달 3일 고척 KT전에서 경기 도중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고, 살점이 조금 떨어져 나갔다. 결국 그는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에 관해 신재영은 “워낙 땀이 많다 보니까 1구씩 던질 때마다 로진을 만진다”면서 “경기 중에는 땀이 계속 나다 보니 손가락이 축축해지고 로진을 바르면 다시 건조해지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살아 갈라지고 결국 물집이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집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억제에 좋다는 치료는 정말 다 경험해봤다”며 “비시즌동안 겨드랑이 쪽에서 손가락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을 막는 다한증 수술까지도 고려했었다”고 딱히 해결책도 없음을 시사했다.

최근에는 물에 손을 넣고 전기가 흐르게 하는 전기 치료, 심지어 소변에 손가락을 담그면서까지 물집 땀을 억제하려 애쓰고 있다.

신재영은 “확실히 전기치료를 하고 나니까 땀이 덜 나긴 한다”라면서도 “로저스나 브리검이 소변에 손을 담구는 것을 권유해서 요즘에도 계속 하고 있다. 처음에도 그렇고 지금도 찜찜하긴 한데 효과만 있다면 뭐”라고 말을 줄였다.

한계 투구 수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캠프에서부터 100구 이상 투구를 소화했기 때문에 물집만 관리될 수 있다면 투구 수는 상관없다”고 관리의 중요성과 자신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아쉽게도 중지에 잡힌 물집, 불펜진의 방화로 인해 선발승 수확은 실패했으나 신재영의 다음 등판은 충분히 기대를 키울 만 했다. 차츰 제 모습을 찾아가는 가운데 신재영이 2016시즌 신인왕 출신에 걸맞은 위용을 다시 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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