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여전히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러면서도 승리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반면 혹사는 사라졌다. 현재 뿐 아니라 미래까지 밝다.

더욱 중독성 강해진 ‘마리한화’ 야구가 시즌2를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최근 한화 팬들의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 속에는 예년과 달리 활기가 흘러넘친다.

관중 숫자에서도 이러한 열기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평균 홈 관중 8240명에서 올해는 9404명으로 1000명 이상이 증가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수립했던 2016시즌(총 66만472명)의 평균치(9173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남다른 티켓 파워를 뽐냈던 김성근 전 감독이 지난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한화의 관중 감소 그래프는 급격한 하향세를 나타냈다.

실제 지난해 5월23일 김 전 감독의 퇴진 전까지 평균 9599명을 유지했던 관중이 이후 7177명으로 줄었고, 수없이 쏟아졌던 매진 사태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2017년 6월 평균 9239명, 7월 8361명, 8월 6639명, 9월 6155명으로 일정이 흐를수록 경기장은 썰렁해졌다. 이상군 전 감독대행이 나름 희망적인 요소들을 남겼음에도 팬심을 되돌리는 일은 성적 반등보다도 훨씬 어려웠다.

올해도 홈 개막 2연전에서는 한 차례 매진을 비롯해 2만3354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이후 4월 중순까지는 구름 관중이 좀처럼 모여들지 않았다. 4월4일 대전 롯데전은 단 3891명만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의 지도 속에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면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하자 다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4월15일 삼성전과 21일 넥센전에서 1만300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고, 5월13일 NC전에서 시즌 4번째 매진을 달성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화, 수, 목요일에 치러지는 주중 3연전에도 제법 많은 관중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주중 경기는 주말 3연전에 비해 관중 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 1일 LG와의 화요일 경기에서 매진에 가까운 1만2449명이 입장했고, 3일(목) 9680명에 이어 15일(화) KT전에서 1만45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수요일의 경우 공교롭게도 3경기 모두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평균 관중(5869명)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화요일 평균 8796명, 목요일 평균 9129명으로 주중에도 경기장이 꾸준히 북적이고 있다. 최다 관중이 입장한 2016시즌조차 화요일은 평균 7781명, 목요일은 7249명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한화의 홈경기 총 관중은 18만8084명으로 리그 전체로 놓고 보면 8위에 머물러 있다. 원정에서의 평균 관중 숫자 및 순위(1만2715명, 3위)와 너무 상반된다. 열기를 담아낼 집안의 그릇 자체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2014년 광주 챔피언스 필드, 2015년 고척 스카이돔, 2016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 등 각 구단마다 신축구장이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한화는 NC와 더불어 총 좌석 1만5000석을 넘지 못하는 유이한 구단이다. NC가 내년 시즌 신축구장을 개장할 경우 좌석이 가장 적은 구장은 이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가 된다.

2012년부터 3차례의 리모델링을 거치기는 했지만 이제는 한계에 접어든 상태다. 약 20년 전부터 대전에도 야구장 신축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매번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현재는 이렇다할 논의마저 없다. 다음달 지방 선거를 앞두고 시장 예비 후보 공약에서도 야구장 신축은 찾기 어려운 실정.

시즌이 끝날 시기가 되면 여러 구단들이 100만 관중 돌파를 자축하는 상황에서 한화는 홈 72경기가 모두 매진되는 기적이 일어나도 93만6000명을 넘어설 수 없는 환경이다. 최근 주중 경기를 비롯해 시즌 전체 관중이 증가 추세에 놓인 것은 구단에게 행복한 일이지만 동시에 그 열기를 온전히 담지 못하고 있는 점은 구단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기에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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