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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지난 4일 문학 SK전에서 극적 홈런 한 방으로 팀을 수렁에서 구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범호였다. 그 홈런으로 팀은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갔고 승리를 챙겼다.

심한 부진에 빠져있었기에 이범호는 홈런을 치고도 고개를 숙이며 베이스를 돌 정도였다. 그 경기를 기점으로 김기태 감독은 이범호가 다시금 상승세를 타길 기대했다. 하지만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6일 광주 넥센전에서 이범호가 최원태의 공을 맞았다. 사구로 인한 부상이었다. 병원에서 MRI 검진을 받았고 오른손 중수골에 실금이 갔다. 4주 결장으로 검진 결과가 나왔다. 최소 한 달이다.

극적 홈런으로 이제 좀 정상궤도에 올라오나 싶었더니 이틀 지나 곧바로 부상이다. 여기서부터 KIA의 강점인 팀 타격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시다시피 이범호의 타순은 7번이다.

최근 야구에서 하위타순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심타선을 겨우 이겨내면 하위타순에서 이범호 같은 타자가 버티니, 상대 마운드는 이래저래 피할 곳이 없다.

작년 KIA가 우승을 하는데 있어서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바로 7번 이범호였다. 본인 스스로 '2회 4번 타자'로 이야기 할 정도였다. 그의 말대로 공격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7번이다.

하지만 이범호가 없다. 대신 KIA는 투 트랙으로 이범호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우선 3루수 자리를 놓고 기존 내야 백업이었던 젊은 호랑이 최원준을 전격 기용하고 있다.

나름 효과를 보는 듯 했다. 4일 경기 이후 6일부터 9일까지 치른 넥센 3연전을 모두 잡아내며 4연승으로 치고 올라왔다. 그 사이, 3루수로 나선 최원준도 8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활약했다.

하지만 11일 한화전부터 13일 롯데전까지 3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왔지만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 기간, 팀도 연패에 빠졌다. 17일 LG전도 최원준은 선발 3루수 겸 6번으로 나왔지만 무안타로 아쉬움이 컸다.

아직은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물론 무조건 기다리는 것은 답이 아니다. 3루수가 가능한 베테랑 백업인 정성훈도 있다. 일단 KIA는 최원준-정성훈으로 3루를 힘껏 채우고 있다.

그 다음은 타순이다. 기존 KIA가 7번 타순에서 이범호에게 기대했던 것은 화끈한 한 방이었다. 하지만 팀 내에서 이범호 정도로 한 방을 쳐낼 수 있는 타자가 흔치 않다.

그리고 김기태 감독은 고민 끝에 7번 타순을 책임질 타자를 정했다. 바로 파워 넘치는 나지완이다. 전날 17일 경기에서 김기태 감독은 나지완을 선발 7번 겸 지명타자로 투입했다.

이전까지 KIA는 5번 나지완, 6번 안치홍, 7번 이범호 순으로 하위타순을 이어갔다. 여기서 이범호가 빠지자 7번에 나지완을 넣었고 6번 자리에 최원준을 투입했다.

동시에 기존 6번인 안치홍을 3번에 배치했고 기존 3번 김주찬을 중심타선인 5번으로 기용하며 나름의 조합을 찾았다. 어떻게든 연패를 벗어나보겠다는 김기태 감독의 필사적 타순 구성이었다.

애초에 이범호의 부상이 없다면 나오지 않을 타순이다. 대신 전날 경기에서 김주찬이 5번으로 가서 연패를 끊어내는 대활약을 선보인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이 타순을 얼마나 길게 끌고 가야할 지는 고민해볼 부분이다.

아직 KIA는 이범호의 공백을 완벽하게 채우진 못하고 있다. 발이 느리고 수비에서 순발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이범호의 존재감은 여전히 KIA에 절대적이다. 김기태 감독의 고민은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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