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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T 니퍼트가 홈런 군단 SK의 화력을 잠재울 수 있을까.

니퍼트는 17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리는 SK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두산을 떠나 올시즌 KT에서 새롭게 야구 인생을 시작한 니퍼트는 예상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오른 어깨 통증으로 단 한 차례도 실전 등판을 가지지 못했고, 시범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불펜 피칭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린 것을 시작으로 대학팀, 퓨처스팀과의 대결로 실전 감각을 서서히 끌어올렸다. 지난 8일에는 한화전에서 불펜으로 등판해 홈 팬들에게 첫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한화를 상대로는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건강히 복귀했다는 것 외에 기록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등판이었다.

실질적인 복귀전은 11일 NC와의 마산 원정 경기였다. 이날 니퍼트는 선발로 나서 총 90개의 공을 뿌리며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6피안타 1볼넷을 내준 가운데 탈삼진 5개를 솎아냈고, 직구 최고 시속은 150km까지 나왔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 속에 KT에서 첫 승을 챙기는 기쁨도 누렸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피칭이었지만 NC 타선에 6피안타 중 홈런만 3방을 내준 점은 분명 옥에 티였다. 1회 김성욱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은 것을 시작으로 4회에는 스크럭스와 나성범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3피홈런 허용은 자칫 올시즌 내내 이같은 불안 요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은 대목이기도 했다. 니퍼트는 2011시즌 KBO리그 입성 후 2015시즌까지는 한 경기 3홈런을 내준 적이 단 한 차례(2014년 6월13일 삼성전) 뿐이었다.

하지만 2016시즌 이후에는 3피홈런을 떠안은 적이 최근 등판을 포함해 무려 4번이나 됐다. 9이닝 당 피홈런도 2016시즌 이후 0.97개를 기록해 그 이전(0.60개)보다 늘어났고, 피장타율 역시 2016시즌 이전 3할4푼4리에서 이후 3할9푼1리로 증가했다.

니퍼트의 통산 성적을 살펴보면 규모가 큰 잠실구장의 수혜를 어느 정도 누린 편이다. 잠실 10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9이닝 당 피홈런 0.48개로 잠실 외 성적(평균자책점 4.15, 9이닝 당 피홈런 1.04개)보다 훨씬 위력을 발휘했다. 수원 kt wiz 파크가 타자 친화적 구장에 가깝다는 점에서 니퍼트의 첫 선발 등판 3피홈런은 좋은 징후로 보기 어렵다.

니퍼트가 이날 만나는 상대는 ‘홈런 군단’ SK다. 올시즌 KT 동료들이 팀 홈런 선두(34개)로 올라서는 등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SK 역시 33개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로맥(7홈런), 김동엽(6홈런), 최정(6홈런)이 홈런 1위와 공동 2위에 올라있고, 최승준(4홈런), 한동민(3홈런) 등이 그 뒤를 받치는 등 어느 타순에서도 강력한 한 방이 쏟아지고 있다. SK는 이미 지난 시즌에도 역대 한 시즌 최다인 팀 234홈런을 합작해내는 기염을 토한 팀이다.

니퍼트가 최근 3년 간 SK에게 극강의 모습(6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1.85, 39이닝 1피홈런)을 보였다는 것은 희망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구위에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우려를 씻어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의 등판이 늦춰지던 무렵 “야구를 하다보면 선수가 개막일보다 늦게 올라오는 경우는 늘 있다. 주축 선수가 늦을 땐 감독으로서 물론 답답할 때도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도 “1, 2군을 계속 오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비중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미 늦어진 상황이라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위로의 말조차 섣불리 전하지 않았고, 조급함보다는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으로 건강히 돌아오기를 희망했다. 이제 니퍼트가 그 기다림에 보다 확실한 답변을 남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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