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0개 구단 막내다. 최근 3년간 리그 꼴찌를 했다. 매년 어떻게든 꼴찌는 벗어나자고 다짐하고 외쳤지만, 시즌 막판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순위표 맨 아래로 자리를 찾아갔다.
하지만 작년 KT 사령탑으로 한 시즌을 보낸 김진욱 감독은 올해는 다르다고 말한다. 무작정 내뱉는 말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자신감 하나, 근성 하나로 팀이 달라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김진욱 감독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제는 팀 전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예전에는 다른 팀을 따라가거나 경기 끝나고 대비하는 것에 힘을 쏟았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일단 팀 전력에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다. 부상 없이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우리 선수들도 잘 해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눈빛에도 신뢰가 흐른다.
그는 "지난 시즌, 우리 팀은 경기 끝난 후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대비나 준비에 몰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 및 관리가 더 중요하다. 팀 분위기도 좋다.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인 5할 승률과 5강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좀 더 하면 된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확실히 KT가 예전에 비하면 강해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 1일 두산을 상대로 한 이닝 동안 두 방의 만루홈런을 날리기도 했고 마산에서는 NC를 상대로 스윕을 하며 연승 가도를 달리기도 했다. 심지어 16일 현재 팀 타율은 2할9푼3리로 리그 전체 1위다. 강하다.
실제로 팀 타순의 경우, 예전에 비하면 무게감이 다르다. 1번을 놓고 심우준과 정현이 경쟁하고 2번에 신인 강백호가 들어간다. 이 효과가 크다. 강백호의 상위타순 배치가 하위타순의 강함으로 연결된다.
이어 윤석민, 로하스, 황재균에 중심타선에서 버티고 유한준과 더불어 7번 박경수, 8번 이해창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타순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피할 타순이 없는 KT다.
전날 역시 KT는 3-1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리그 상위권인 LG 불펜진을 최대한 무너뜨리며 8-11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비록 잠실에서 LG에게 3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전에 비하면 팀이 갖고 있는 뒷심이나 파워가 확실히 좋아졌다.
김진욱 감독은 "우리 팀이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선수를 더 데려오는 것 뿐이다"라고 한 마디로 정리한다. 이제 팀 전력이 어느 정도는 갖춰졌고 충분히 붙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