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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경기 초반에는 팀 타선이 활활 타오르며 잘 해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서서히 집중력이 떨어지더니 크게 흔들렸다.

LG는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9로 패했다. LG는 경기 초반, 김현수의 3안타 활약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들어 작은 수비 실수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올해 새롭게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LG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력과 재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야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류 감독은 팀 수비진의 안정감을 키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어느 정도의 성과도 얻었다며 내심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잠실에서 열련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LG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가 크게 흔들리며 두산에 맥을 추지 못했다.

5-1로 앞서고 있던 7회가 문제였다. 교체된 임정우가 8번 국해성에게 장타를 내주며 무사 2루가 됐다. 9번 류지혁은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지만 1사 3루가 됐다.

그리고 1번 박건우를 상대했는데, 강습 타구를 교체된 3루수 장준원이 잘 잡아냈다. 나이스 캐치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송구가 한참 위로 나가더니 1루수 양석환의 키를 훌쩍 넘어갔다. 완벽한 송구 실책이었다.

그 사이, 국해성은 이미 득점을 따냈고 박건우는 1루를 지나 2루까지 안착했다. 그대로 1사 2루다. 여기서 2번 허경민이 좌중간으로 터지는 적시타를 얻어내며 두산은 단숨에 3-5로 추격했다.

수비가 흔들리니 LG의 기세가 급격하게 무너졌다. 교체된 이우찬이 상대 대타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두산은 4번 김재환이 나왔다.

이우찬의 6구째 공을 김재환이 그대로 쳐내며 깔끔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1루에 있던 최주환은 2루로, 2루에 있던 허경민이 득점하며 4-5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홈으로 들어오는 허경민을 잡기 위해 좌익수 김용의가 3루수 장준원에게 송구를 했다. 장준원은 포수 정상호에게 공을 던지기 위해 움직였지만 동작이 느렸다. 이미 허경민은 홈에 들어온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장준원은 송구를 감행했다. 그리고 포수 정상호가 받는 순간, 2루에 있던 최주환이 센스를 발휘하며 그대로 3루로 달려갔다. 정상호가 뒤늦게 3루로 공을 보냈지만 이미 최주환은 3루에 안착했다.

이 어설픈 송구와 수비 하나로 경기가 갈렸다. 1사 1, 3루에서 두산은 5번 장승현이 교체된 김지용에게 1타점 2루 적시타를 때려내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조수행이 희생타를 쳐내며 김재환이 홈에 들어왔고 6-5로 두산은 가뿐하게 역전했다. 이어 7번 김민혁이 김지용의 127km짜리 슬라이더를 그대로 통타, 비거리 125m짜리 2점포로 방점을 찍었다.

7회에만 무려 7점을 내준 LG였다. 8회에도 한 방을 내주며 9-5로 졌다. 역전패, 그 시작은 단연 수비 불안이었다. 시범경기도 실전이다. 방심은 그대로 시즌까지 이어진다. 수비에 일가견 있는 류중일 감독의 머리가 아프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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