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올해 타이거즈는 작년 전력에 비해 빠진 부분이 없다. 굳이 마운드에서 약점을 찾는다면 4~5선발 정도다.

4선발로 여겨졌던 임기영이 어깨가 아파서 개막 엔트리 합류가 힘들어졌다. 5선발은 아직 미정이다. 확실한 선발은 작년 20승 듀오인 헥터-양현종과 팻딘까지 세 명이 전부다.

공을 받는 포수 입장에서는 정해지지 않은 4~5선발진의 공백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타이거즈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김민식(29)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김민식은 "임기영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문경찬, 박정수, 이민우 등 여러 투수들이 있어서 괜찮다. 캠프 평가전부터 시범경기까지 계속 호흡을 맞추며 점검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민식은 크게 고민하고 과하게 파묻히는 스타일이 아니다. 유쾌하면서도 상황에 맞게 대처가 가능한 유연성을 지녔고, 투수를 달래가면서 맞춰가고 포용하는 포수다.

투수진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기에 단시간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번 시범경기는 예전과 달리 8경기가 전부다. 하지만 김민식은 "어차피 한 번에 될 수는 없다. 모두 잘 던지고 있다. 나쁘지 않다. 개막 되고 하다보면 금방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김민식은 휴식 대신 마무리 캠프를 택했고 피땀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시범경기까지, 긴 휴식 없이 야구에만 몰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강했지만, 후반 들어 타율이 조금씩 처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이 작년이 처음이었으니 김민식도 내심 맘에 걸린 모양이었다.

그렇게 김민식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스테미너를 보완하고자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그 역시 "스스로도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저 역시 최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야구에 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각오가 달라진 머리 스타일에 영향을 준 것일까? 시범경기 소화를 위해 챔피언스필드에 모습을 드러낸 김민식의 머리 스타일은 다소 짧아진 모습이었다. 옆머리를 깔끔하게 쳐내고 위를 살린 느낌이다.

마치 중, 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짧고 단정한 스타일이다. 굳이 이런 스타일을 한 이유가 있을까. 궁금했다. 이유가 있었다. 김민식은 조심스레 "사실 감독님이 계속 권유하셨다. 3일 동안 말씀하셨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3일 내내 말했다면 그 말은 '잘라라', 그런 의미다. 김민식도 이를 빠르게 캐치하고 머리를 정리했다. 김민식은 "고민해서 자르긴 했는데, 옆이 짧고 위가 길어서인지 마치 초밥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김기태 감독에게 직접 들었다. 김 감독은 "보기 좋지 않나. 원래 얼굴도 잘생겼는데 머리숱도 많아서 더 보기 좋다. 포수, 딱 하면 그런 강인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짧고 깔끔하니 아주 좋다. 그게 진짜 포수다"라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머리 스타일을 바꾼 것은 사실 큰 일은 아니다. 머리는 자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야구에 좀 더 집중하고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김민식의 자세와 모습에 김기태 감독은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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