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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낯선 모습이다. 안경 벗은 양현종이라니. 하지만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은 개의치 않고 시즌 첫 1군 등판인 이날 시범경기에서 약속을 지켰고 호투를 펼쳤다.

KIA 양현종은 14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동안 35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은 이닝 대신 투구 수를 보고 등판을 조정할 생각이다"라며 40개 전후로 조정, 향후 등판 일정에 영향이 가지 않는 선에서 공을 던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지만 실전과 가장 가깝다. 양현종은 진지하게 임했다. 1회는 직구를 위주로 던졌다. 총 10개의 공을 던졌는데 8개가 직구,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각각 1개씩 던졌다.

결과도 좋았다. 톱타자 조수행은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2번 박건우에게 투수 앞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3번 파레디스를 내야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직구를 테스트한 1회였다.

2회는 변화구도 섞어서 던졌다. 모두 14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 5개, 커브 4개, 슬라이더 4개, 체인지업 1개를 던졌다. 변화구의 제구를 위주로 한 피칭이었다.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은 여유있게 처리했지만 6번 양의지를 상대로 던진 느린 변화구가 그대로 좌익수 옆으로 빠지며 장타가 됐다. 하지만 7번 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종료했다.

3회가 마지막이었다. 다시 직구 위주의 힘 있는 피칭으로 기어를 바꿨다. 11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9개, 슬라이더 1개, 체인지업 2개를 던졌다. 허경민과 김재호를 여유있게 잡았다.

아웃카운트 한 개 남은 상황에서 조수행에 3루수 옆 깊은 곳으로 타구를 허용하며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2번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양현종의 직구 최구 구속은 144km까지 나왔다. 커브는 117km, 슬라이더와 커브는 130km 약간 미치지 못한 구속이 찍혔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투구 내용 뿐 아니라 양현종의 얼굴이었다.

원래 양현종이 선크림을 애용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분신과도 같은 안경을 벗고 피칭에 임한 것은 아주 보기 드문 일이었다. 유독 하얀 피부가 더욱 강조된 느낌이었다.

안경을 벗은 이유는 바로 팬들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KIA에 따르면 작년 스프링캠프 당시,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양현종은 세 가지의 약속을 했고 모두 달성하면 안경을 벗고 던지겠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팀 우승, 타이거즈 좌완 최다승, 그리고 둘째 출산이었다. 세 약속 모두 작년에 다 이루어졌다. 양현종은 이를 잊지 않고 이날 경기에서 안경을 벗었고 힘차게 공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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