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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길준영 기자] kt 김진욱 감독이 특급신인 강백호(19)의 투타겸업을 현재로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kt 김진욱 감독은 13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 전 인터뷰에서 “무제한 연장전이 아닌 이상 강백호가 투수로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며 투타겸업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강백호는 아직 공식적으로 1군경기에 단 1타석도 들어서지 않은 고졸신인 타자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목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입단 당시 투타겸업 가능성이 화제가 됐다.

강백호는 고등학생 시절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투수로는 최고 150km를 손쉽게 기록할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다. 강백호의 고교통산 성적은 28경기 68.1이닝 8승 3패 평균자책점 1.98이다. 68.1이닝 동안 90탈삼진을 기록하며 타자를 압도했다.

타자로는 ‘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척 스카이돔 개장 1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이름을 날린 강백호는 고교통산 74경기 282타수 116안타 타율 4할1푼1리 11홈런을 기록해 명성을 입증했다.

이처럼 투타 양면에서 재능을 보이며 투타겸업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에 비유해 ‘한국의 오타니’라는 별칭도 얻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타자에만 전념하는 모습이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타자로만 출장해 연습경기에서 9경기 29타수 8안타 타율 2할7푼6리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 본인이 투타겸업에 뜻이 없다”면서 “강백호의 투타 양쪽 잠재력이 비슷하다면 투타 겸업을 권유해보겠지만 타자쪽 재능이 워낙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백호는 현재 외야 수비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주로 포수와 1루수로 출장해 외야 경험이 부족하다.

김진욱 감독은 “생각보다 공을 잘 따라간다. 아직까지는 큰 실수가 없다. 금방 적응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수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투수까지 연습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강백호가 투타겸업을 한다면 엄청난 화제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이날 kt와 맞붙은 삼성의 김한수 감독도 강백호의 투타겸업에 관심을 보였다. 강백호가 투타겸업을 안한다는 얘기를 듣자 살짝 놀란 듯 “마무리로 기용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투타겸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미·일 리그를 통틀어서 투타겸업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는 오타니를 비롯해 극소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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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투타겸업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투수로는 85경기 543이닝 42승 15패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는 403경기 1035타수 296안타 타율 2할8푼6리 48홈런 166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투타 양면에서 모두 활약한 시즌은 2014년과 2016년뿐이다. 나머지 시즌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거나 투타 한쪽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는 투타겸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현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투타 양면에서 모두 실망스럽다.

오타니의 시범경기 성적은 투수 1경기 1.1이닝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6.75, 타자 7경기 18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1리 1타점이다.

이렇듯 투타겸업은 체력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아직 투타 한쪽에서도 자리 잡지 못한 고졸신인에게 투타겸업 도전을 시키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은 재능이 더 큰 타자로 먼저 성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날 처음으로 KBO리그 시범경기에 나선 강백호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타자만으로도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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