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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고영표가 kt 구단 첫 토종 10승 투수로 등극할 수 있을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살펴보면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고영표는 지난 13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고영표는 삼성 타선에 단 5피안타 1사구 밖에 내주지 않았다. 볼넷 없이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5회까지 투구수가 단 53개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0km에 그쳤지만 직구 26구 가운데 20구가 스트라이크였으며, 커브와 체인지업 역시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2017시즌 고영표는 14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 비율 전체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총 투구수 2186개 가운데 1500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68.6%를 기록, 팀 동료 피어밴드와 LG 소사(68.4%)를 밀어냈다. 한 타자 당 투구수(3.56개) 역시 14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1위였다. 효율적인 피칭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다.

타자 당 투구수 2.79개, 스트라이크 비율 77.4%를 남긴 전날 시범경기는 지난 시즌 고영표의 공격적인 피칭 강점이 더욱 제대로 발휘된 경기였다.

고영표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3차례 등판해 9이닝 5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선보였다. 캠프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진욱 감독은 “고영표가 지난해 잘 해줬는데 재활 과정 등 몇 가지 의구심은 있다. 사실 올해도 계속 잘 해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캠프 이후에는 “3선발로 정해졌을 만큼 투수 쪽 고민을 덜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영표 스스로도 캠프에서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현재의 단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힐 만큼 만족감에 차 있었다. 그는 캠프 귀국 당시 “개인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몸도 그만큼 일찍 만들었다. 밸런스가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고,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며 “직구에 신경을 쓰다보니 변화구까지 함께 좋아졌다. 이 밖에 이미지 트레이닝과 매커니즘 공부를 열심히 했고, 웨이트도 보강했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도망가는 피칭을 크게 줄였고, 올시즌을 앞두고는 자신감마저 확실히 쌓으면서 이제는 충분히 시즌 10승에 도전해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미 2017시즌에도 고영표는 8승(12패)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승리에 바짝 다가섰으며, 황재균 영입 등 타선 보강을 통해 불운했던 득점 지원(4.56점) 문제 역시 해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영표는 전날 경기 후 “오랜만에 수원 kt wiz 파크에서 등판했는데 환경 적응과 시차 적응이 안 됐다. 경기 초반에는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며 향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고영표가 보여줄 놀랄만한 피칭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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