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대표 구속으로 브랜드 이미지 큰 타격…첫 공식입장에서 쓴소리, 히어로즈 향후 행보에 관심 모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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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사안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타 구단과 달리 넥센타이어는 네이밍스폰서 기업이다. 히어로즈 구단의 이미지가 하락하면 기업도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넥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넥센타이어(이하 넥센)는 14일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 이장석 대표의 구속과 관련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넥센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네이밍 스폰서로 히어로즈와 인연을 맺고 있다.

창단 초기에는 '우리 히어로즈'라는 구단명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히어로즈 하면 누구나 넥센을 떠올린다. 따로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졌다. 히어로즈 대표가 구속됐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장석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지난 2008년 이 대표는 히어로즈 창단과 현대유니콘스 선수를 그대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지분 40%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20억을 투자 받았다.

히어로즈가 KBO리그에 손꼽히는 강팀으로 성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 대표는 홍 회장에게 약속했던 지분을 넘겨주지 않았다.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대한상사중재원과 대법원은 홍 회장을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계속 주식양도를 미루자 법원은 그에게 사기와 더불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고 실형을 선고했다. 현재 이 대표는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항소를 통해 판결을 뒤집거나 조금이라도 감형을 받기 위해서는 홍 회장에게 약속한 주식 40%를 양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대신 홍 회장에게 히어로즈 주식 40%가 넘어가면 구단의 주인은 바뀌게 된다.

이 경우, 넥센과의 스폰서 계약은 물론이거니와 구단의 운명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의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대표가 히어로즈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게다가 이 대표는 사기혐의와 동시에 회사돈 20억 8100만원을 개인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인해 히어로즈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보다 못한 넥센이 이제서야 발 벗고 나섰다.

넥센 타이어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9년간 선수들과 팬, 야구 발전을 위해 메인스폰서를 했는데 지난 2일 유감스러운 판결로 인해 입장을 밝혀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히어로즈가 좀 더 사랑받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개선안을 바란다. 구체적 개선안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현재 넥센타이어의 입장이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히어로즈의 개선책과는 별개로 이 대표의 구속으로 인한 계약 파기 여부, 그리고 올해 계약이 된 금액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넥센타이어와 히어로즈의 네이밍스폰서 계약은 올해로 만기다. 2019년이 되기 전에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이 살아남으려면 계약을 새롭게 갱신해야 한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풍전등화다. 지분 40%와 동시에 구단 경영권을 내줘야 한다. 더불어 이장석 대표는 구속으로 인해 KBO로부터 업무정지를 받았다.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넥센타이어도 더 이상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를 원치 않는다. 향후 넥센과 히어로즈의 동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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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의 공식 입장 전문

대한민국 야구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는 바람으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0년부터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의 메인스폰서로서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2일 유감스러운 판결이 선고되어 부득이 메인스폰서로서의 입장을 밝혀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당사는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의 팬과 선수들, 나아가 한국야구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사건과 관련해서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의 경영진은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운동에만 전념해온 선수들, 그리고 많은 후원사들의 믿음을 저버린 채, 큰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에 당사는 현재의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의 경영 및 구단 운영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앞으로 좀 더 투명하고 건전하며 팬들에게 사랑 받는 팀으로 거듭 나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안과 일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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