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일 규칙위원회를 열어 올해부터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비디오판독 가능 시간을 5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5분내 판정을 뒤집을 만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원심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는 판독 시간이 사실상 무제한이었다.

메이저리그(ML)처럼 2분으로 제한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ML은 정확한 비디오 판독에 걸리는 시간이 2분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해 2분으로 정한 것.

KBO 리그는 ML보다 판독 카메라가 더 정밀하지 않으면서 ML보다 3분이 많은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지난해처럼 비디오 판독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아도 경기 시간이 별로 줄지는 않는다.

지난 시즌 판독 요청은 707건이 있었는데 판독 시간이 2분 미만은 565건, 2분대에서 8분대는 142건이었다. 2분~8분대를 평균 3분으로 잡으면 426분이 된다. 지난해 총 720경기였으니 무제한 비디오 판독으로 인한 경기 시간 지연은 약 36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10개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심판원들이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온갖 지혜와 노력을 하고 있는 마당에 36초는 쓸데없는 낭비다.

올시즌이 끝나면 재고가 요청된다. 지난 시즌 경기 시간이 전년도에 비해 4분이 줄긴 했으나 3시간 21분은 여전히 지루한 진행이기 때문이다.

#2=이날 규칙위원회에서는 자동 고의4구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올 시즌 미국, 일본의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국제대회 반영 여부 등을 확인해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미국과 일본, 각종 국제대회에서는 바뀌어진 규정에 따라 올해부터 고의4구일 경우 감독의 요청으로 해당 타자에게는 자동으로 1루 진루권이 주어진다. 그런데, 유독 KBO 리그만 ‘홀로 서기’를 하는지 납득이 안간다.

전력투구를 하는 1구와 고의 4구때의 슬렁 슬렁 던지는 1구가 같은 투구수로 기록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자동 고의 4구’가 인정되면 경기 시간을 30~40초 단축할 수 있다. 자동 고의4구와 비디오 판독 2분 제한으로 전체 경기 시간을 1분 가까이 줄일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팬들도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역시 올시즌후 재검토가 필요하다.

#3=KBO 양해영 전 사무총장은 총재 특보이다? 아니다? 이를 O, X 문제로 내면 헷갈릴 야구인과 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이다.

그런데 야구인과 팬들이 왜 혼란스러워 할까? KBO에서 공식으로 부인을 하지 않은 탓이다.

물론 KBO는 공식으로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낼 수가 없다. 지난달 2일 정운찬 신임 총재 취임후 양 전 총장을 특보로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 전 총장은 ‘셀프 특보’로 잠시 해프닝을 일으켰다. 양 전 총장은 지난해 3월, ‘KBO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총재 특보가 될 수 있다’는 사내 규정을 만들었다. 이전엔 없던 규정이었다. KBO 직원들조차 이런 규정이 신설됐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진행됐다.

이 규정을 토대로 양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사무총장 퇴임과 함께 자신의 ‘총재 특보 선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신임 KBO 정운찬 총재에게 “총재 특보로 선임해줘 고맙다”는 말까지 해 총재 및 직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구본능 전 총재.

전임 구본능 총재(희성그룹 회장)가 ‘사무총장후 특보’에 결재를 한 것은 대기업의 관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에서는 전무이사 이상 고위 임원을 지낸 경우 1년에서 3년까지 융숭한 전관예우를 한다. 이는 회사에 대한 공로 인정과 함께 기업의 이런 저런 비밀을 지키기 위한 것.

하지만 사단법인이나 협회, 단체는 이런 규정이 거의 없다. 업무나 회계상 공정하게 운영되는 탓에 굳이 고위 간부를 지낸 이에게 퇴직후 특혜를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KBO에서는 양 전 총장 사례를 계기로 이에 대한 사내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옳다. 사무총장의 퇴직금 및 퇴직 위로금이 대기업의 경우보다 많기에 굳이 전관예우까지 더할 필요가 없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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