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강승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1라운드 군필 유망 유격수’였던 강승호(24)는 올 시즌 LG의 주전 2루수로 꼽힌다. 그의 성장은 올 시즌 LG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LG는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KBO 2차 드래프트에서 주전 2루수 손주인(35)을 비롯해 이병규(롯데), 유원상(NC), 백창수(한화) 등 즉시 전력감 4명이 팀을 옮겼다. 드래프트에서 유망 선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는 전력 누수였다.

특히 지난 2012년 삼성과의 3대 3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한 손주인은 이적하자마자 주전 2루수를 꿰찼다. 그는 멀티 내야수로 기용되던 삼성과 달리 LG에서는 꾸준히 기회가 부여받으며 모든 면에서 기록을 끌어올렸다.

LG에서 활약한 5시즌 동안 580경기 출전, 타율 2할8푼3리(1585타수 448안타) 15홈런 1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7할1푼1리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2할7푼4리(2066타수 566안타) OPS 6할8푼4리와 비교하면 그의 야구 전성기는 LG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주인(왼쪽)과 오지환. 스포츠코리아 제공
하지만 LG는 새로운 주전 2루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손주인이 떠난 2루의 새 주인은 강승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된 강승호는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했다.

구단은 애초부터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군 입대를 고려해 대체 유격수 자원으로 강승호를 고려했었다. 드래프트 1라운드에 군필 자원이라면 구단과 팬들의 높은 기대치는 당연지사.

천안 북일고 2학년 때부터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강승호는 타격 잠재력만큼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경찰청에서 전역한 뒤 이듬해부터 1군에 모습을 보인 강승호는 지난해 85경기 타율 2할5푼(248타수 62안타) 5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6할5푼5리의 성적을 거뒀다.

주로 대타나 대수비로 출전한 전반기에는 타율 3할4푼2리(76타수 26안타) 1홈런 12타점 OPS 8할6푼1리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후반기에 타율 2할9리(172타수 36안타) 4홈런 19타점 OPS 5할6푼2리로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 막 1군 첫 풀타임을 소화한 만큼 경험만 쌓인다면 기록은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수비다. 강승호는 2016시즌 유격수 포지션에서 94이닝을 소화했지만 수비율 9할1푼5리(5실책)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2루수로 가장 많은 수비 이닝(543.2이닝)을 소화했지만 수비율 9할6푼8리(11실책)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루 포지션에서 강승호보다 적은 수비 이닝을 책임진 손주인은 506.2이닝 동안 수비율 9할8푼9리(3실책)를 기록했다. 손주인과 수비 이닝에서 큰 차이가 없었던 만큼 올 시즌 강승호의 입지는 수비율과 실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 박지규. 스포츠코리아 제공
강승호의 2루 경쟁자로 꼽히는 박지규는 군 문제를 해결하고 팀에 복귀했다. 2015년 대졸 신인으로 입단해 바로 1군에서 102경기에 출전한 박지규는 타율 2할5리 12타점 OPS 5할2푼2리를 기록했었다. 타격 기록만 놓고 본다면 1군 주전의 성적이라 볼 수 없다.

더욱이 2017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인 타율 2할8푼2리 9홈런 52타점 OPS 8할3푼7리도 박지규가 1군에서 통할만 한 타격 실력을 입증했다고 보긴 무리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박지규는 2015시즌 2루수로 수비이닝(459이닝)을 소화하면서 저지른 실책은 단 2개였다. 때문에 주전 2루수 자리를 노리는 강승호는 박지규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수비에서의 보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해 LG의 최종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서 그치지 않는다. 비시즌 동안 ‘야통’ 류중일 감독을 데려오고 FA로 김현수 4년 계약 총액 115억 원(계약금 65억 원·연봉 50억 원)을 영입했다.

또한 최근 3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선수 투수 타일러 윌슨과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총액 160만 달러(약 17억 원)에 품었다. 통 크게 투자한 만큼 결과물도 크리라는 기대는 당연하다.

삼성 감독 시절부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해오던 류중일 감독 밑에서 강승호가 인정받을 수 있을지, 강승호가 주전 2루수로 로스터에 안착해 주전 유격수 오지환과 키스톤을 이룰 수 있을지, 강승호의 성장에 구단과 팬들의 기대가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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