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입단 때부터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보면 정말 잘생겼다. 흔히 말하는 KIA(?)스러운 외모가 아니다. 훈남이 아닌 꽃미남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외모 뿐이 아니라 나름 배짱도 있다. 신인이었던 2015시즌에는 깜짝 선발로 나와 홈런왕 박병호를 상대로 기 하나 죽지 않고 공을 뿌리며 삼진을 잡기도 했다. 잠재력도 있어 보였다.

KIA는 일찌감치 이 선수를 군에 보냈다. 빨리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팀 전력에 보탬이 되길 바랬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나름대로 잘 준비했고, 이제 전역도 했다. 공 던지는 일만 남았다.

지난 18일 KIA는 자체 체력테스트를 진행했다. 인바디 검사와 더불어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4km 달리기를 진행했다. 67명이 참가했다. 전체 1등이 박정수(21)였다. 기록은 17분 06초였다.

단시간에 준비한 것이 아니다.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는 증거다. 김기태 감독이 원하는 것도 이러한 의지와 자세다. 그만큼 박정수가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단단하고 남다르다.

그는 지난 2015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경찰청으로 입대했고 작년 9월에 제대했다. 돌아온 박정수의 전역 신고를 받았던 김기태 감독은 "여전히 잘생겼다"라며 무사 복귀를 축하해줬다.

이후 박정수는 함평으로 이동해 퓨처스팀에서 팀 동료들과 함께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마무리 캠프도 참여했다. 그가 더욱 열심히 훈련을 한 이유는 다름 아닌 '타이거즈 우승' 이었다.

그는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되게 기분이 좋았다. 군 복무 중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저도 정말 그 자리에 같이 있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박정수는 "저도 나중에 잘해서 팀 주축 선수로 자리 잡고 꼭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구단에서 거는 기대를 알고 있다"면서 팀 우승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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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KIA는 탄탄한 선발진과 대비되는 불편한 불펜진이 있었다. 불편한 수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앞서고 있어도 불펜이 내준 경기가 참 많았다.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다.

박정수는 이러한 마운드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다. 게다가 사이드암이다. 장기인 체인지업을 좌우 가리지 않고 뿌릴 수 있는 확실한 장점도 갖고 있다.

굳이 꼽느다면 임기영과 스타일이 유사하다. 대신 임기영은 역동적인 자세로 힘을 모아 공을 뿌리는 반면, 박정수는 좀 더 부드러운 폼을 갖고 있다.

그는 "올해는 1군에서 아프지 않고 풀타임으로 뛰고 싶은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군 복무를 하다보니 좀 더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함평에서 캐치볼도 하면서 꾸준히 공은 만져왔다. 사실 제대 하고 곧바로 메디컬 체크를 받았는데, 너무 멀쩡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좀 아프게 공 좀 던지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KBO에 나온 박정수의 공식 프로필을 살펴보면 신장 182cm에 체중은 75kg이다. 입단 당시에 비해 신장이 좀 더 컸고 체중도 5kg 이상 불었다. 군에서 잘 먹고 잘 잔 것이 도움이 됐다.

대신 그는 "군에서 좀 더 체중을 불리고자 했는데, 막상 해보니 무거워져서 지금은 조절 중이다. 체중이 늘어난다고 해서 공이 빨라지는 건 아닌 것 같더라"라고 말한다.

또 "공은 묵직한 것이 좋은 것 같다"면서 그럼 묵직한 공과 빠른 공, 어떤 것이 더 좋은지 물어보니 한참 고민하더니 "묵직하면서도 빠른 공?"이라고 재치있게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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