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야구단 창단식에 나란히 참석한 정운찬 KBO 총재와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초반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했지만 행사 후 둘은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인근 카페에서 한동안 대화를 주고받았다. 사진=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성남=박대웅 기자] 정운찬(71) KBO 총재와 김응용(77)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보름 만에 공식 석상에서 다시 만났다.

19일 성남시 투아이센터 야구학교에서 성남 블루팬더스의 창단식이 열렸다. 성남 블루팬더스는 스포츠투아이㈜ 산하 야구학교가 절박함을 가진 선수들에게 프로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창단한 독립야구단이다.

결국 독립야구단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KBO 모두와 긴밀히 연결될 수 있는 곳이다. 갈 곳을 잃은 아마추어 선수 뿐 아니라 프로에서 방출된 선수에게도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마야구계의 새로운 대안이자 프로야구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날 성남 블루팬더스 창단식에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야구계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 중에서도 프로·아마야구의 두 수장 정운찬 총재와 김응용 회장의 만남이 높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일 정 총재의 취임식 때 김 회장이 참석해 서로 악수를 나누기는 했지만 정 총재의 업무가 본격 시작된 이후 공식석상에서는 첫 만남이었다.

창단식 전까지는 워낙 많은 내빈들이 참석한 탓에 서로를 챙길 겨를도 없었다. 먼저 도착한 김응용 회장은 야구계 지인들과 행사장 밖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며, 행사 시간에 임박해 도착한 정 총재 역시 마중을 나온 여러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준비된 자리에 서둘러 착석했다.

하지만 둘은 행사 막바지에 진행된 기념사진 촬영을 모두 마친 뒤 서로 반갑게 악수를 청했으며, 창단식 종료 후에는 몇몇 야구인들과 별도의 장소로 이동해 짧게나마 대화를 나눈 뒤 헤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은 정도다. 사실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두 수장의 끊임없는 소통은 한국야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김 회장은 대한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으로 출마한 당시 ‘야구계 대화합’을 첫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정 총재 역시 신년사에서 아마추어 야구의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총재는 취임식에서도 협회와의 상호 교류와 협조, 아마추어야구 지원 사업을 이어받아 양적, 질적 발전을 돕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 구본능 전 총재 시절까지는 KBO와 협회 간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구 전 총재가 김 회장에게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고, 양해영 전 사무총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을 겸직하는 등 원활한 소통을 위한 시도 자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건물 4층(협회 회장실)과 5층(KBO 총재실)을 사이에 두고서도 구 전 총재와 김 회장의 교류 자체는 1년 동안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김응용 회장과 정운찬 총재의 관계도 사실 껄끄러울 수 있는 요소가 있다. 김응용 회장 스스로는 강하게 부인했지만 그가 새 총재 자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문이 한 때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자칫 소통 단절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들이 있었다.

그러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며칠 전 KBO 총재실을 방문해 정 총재와 야구계 발전을 위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이 측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소통에 보다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

또한 구본능 전 총재가 희성그룹 회장으로서 바쁜 일정 탓에 1주일에 2일 정도 출근했다면 정운찬 총재의 경우 주 5일 출근을 최대한 지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와의 소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냉랭했던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관계가 두 수장의 이같은 노력에 의해 2018년에는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야구계의 진정한 화합 및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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