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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최준석(35)이 2018시즌 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

넥센과 롯데는 12일 채태인과 박성민을 1대1 트레이드 하는 것에 합의했다. 먼저 넥센이 채태인과 1+1년 총액 10억원에 FA 계약을 한 뒤 롯데 박성민과 맞바꾼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이다.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와 넥센, 채태인 모두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행보였다.

먼저 롯데는 선수 영입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태인과 직접 FA 계약을 하지 않고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을 취했다. 넥센에서 채태인과 먼저 FA 계약을 한 뒤 트레이드를 진행했기 때문에 롯데는 20인 외 보상선수나 보상금(지난해 연봉의 300%)을 내줄 필요 없이 넥센과 맺은 계약조건만 승계했다.

넥센 입장에서도 박병호의 가세로 채태인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인 타 팀조차 한동안 없었기 때문에 흘러가는 상황이 난처했다. 결과적으로 채태인에 대한 보상금(현금 9억원)을 받지는 못했지만 채태인을 롯데로 떠나보내면서 박성민이라는 최소한의 유산을 남기게 됐다.

채태인 역시 자칫 미아가 될 수도 있었던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물론 생애 처음으로 취득한 FA에서 1+1년, 총액 10억원이라는 조건이 아쉬움을 남길 수는 있지만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얻었다는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이다.

넥센, 롯데, 채태인 모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이번 사인 앤 트레이드가 치명타로 다가온 선수도 있다. 바로 최준석이다.

최준석 역시 이번 겨울 FA 자격을 갖춰 본인의 권리를 행사했다. 하지만 원소속팀 롯데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타 팀에서도 그에게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채태인 영입을 통해 최준석과의 결별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미 이대호가 1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는 상황에서 채태인 영입에 이어 최준석까지 잔류시킬 경우 포지션 중복 현상이 극심해진다.

2017시즌 최준석은 125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나름 제 몫을 다해냈다. 특히 2015년에는 타율 3할6리 31홈런 109타점으로 커리어에서 가장 눈부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늘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장타율과 홈런 등에서 최근 3년 동안 계속 내리막을 걸었고, 올시즌에는 무려 24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는 등 늘 단점으로 지적됐던 주루에서 더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 역시 주루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최준석과는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조합이었다.

타 팀에서도 최준석 영입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강력한 한 방을 쳐줄 타자가 필요한 팀들도 더러 있지만 최준석의 약점이 너무 극명하다는 것이 문제다.

수비에서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보강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대부분의 팀들이 1루수-지명타자 슬롯을 이미 채웠고, 유망주 발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만 35세의 최준석이 설 자리를 찾기 어렵다.

롯데 관계자는 최준석과 결별 수순을 밟게 됐음을 인정한 뒤 “아직까지 연락을 취해온 구단은 없다. 그러나 채태인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했듯 반대로 최준석 역시 새 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면 최대한 도울 계획이다”고 전했다.

롯데는 이미 타 팀에서 최준석을 원할 경우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해 최준석 연봉의 300%인 보상금 12억원이 타 팀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준석에게는 올 겨울이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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