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손시헌(37)과 이종욱(37)이 NC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 유니폼은 바뀌지 않지만 자리가 달라진다. 이제는 최고참으로서 팀을 끌어가야 한다.

NC는 “지난 17일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손시헌은 2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 연봉 5억), 이종욱은 1년 총액 5억원(계약금 3억, 연봉 2억), 지석훈은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3억, 연봉 1억5000만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손시헌과 이종욱의 경우 계약 기간을 놓고서 구단과 다소 온도 차이가 있었지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 탓에 한 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어급 선수들이 80억원 이상의 특급 대우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분명 초라하다. 4년 전 두산에서 NC로 둥지를 옮길 때의 대우(이종욱 50억원, 손시헌 30억원)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다수의 타 구단들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보상 선수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베테랑들을 영입할 이유는 없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또다른 노장 선수들을 감안하면 손시헌과 이종욱은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어쨌든 이견을 최대한으로 좁혀 계약 도장을 찍었기 때문에 이제 홀가분한 마음속에 다음 시즌 진가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두 선수 모두 올해 활약이 좋았다. 특히 손시헌은 2003년 데뷔 후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율(0.305)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또 한 번 커리어 하이(타율 0.350)를 달성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을 뿐 안타(122개) 역시 데뷔 후 최다 기록이었다. 장타율(0.447)도 정점을 찍었으며, 출루율(0.386) 역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수치를 남겼다.

수비 역시 변함없이 든든했다. 물론 전성기와 비교하면 활동량 및 각종 수비 지표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격수로 849.2이닝(4위)을 소화했고, 경험을 앞세운 노련함을 통해 여전히 팀 내에서는 경쟁자가 없음을 입증했다. 조아제약 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수비상의 주인공도 손시헌이었다.

이종욱도 올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3할8리 5홈런 34타점 52득점 9도루를 기록했다. NC 외야진이 풍족한 탓에 비중이 다소 줄었지만 그 속에서도 제 역할을 다해냈다.

역시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을 뿐 타율이 커리어 3번째로 높았고, NC 합류 후에는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경쟁자인 김성욱, 김준완 등과 비교했을 때 공격적인 지표에서는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수비에서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

각 포지션에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호준의 은퇴로 최고참 자리를 물려받은 만큼 선수들을 이끄는 부분에서도 손시헌, 이종욱의 책임감은 막중하다.

NC 유영준 단장이 밝힌 계약 배경에서도 두 선수는 따뜻한 리더십, 베테랑으로서 필요한 순간 보여주는 능력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손시헌의 경우 올시즌 중반 부진에 빠진 박석민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을 뿐 아니라 다음 시즌에도 그 역할을 계속 이어간다.

이종욱과 손시헌도 계약 후 최고참으로서의 소임에 대해 강조했다.

이종욱은 “이호준 선배가 없는 내년 시즌에 최고참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어 이번 시즌 이루지 못한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손시헌도 “미래가 밝은 팀에 최고참으로서 좋은 전통을 후배들에게 전달하겠다. 잘 소통하며 선수들끼리 가까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고, 힘들 때 서로 고민을 나누며 모든 선수가 팀을 위해 뛰고 싶어 하도록 이끄는 리더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감독 중 하나다. 과거 손민한 뿐 아니라 이호준에 대해서도 틈만 나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들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 왔다. 두산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이종욱, 손시헌에 대한 신뢰 역시 크다. 두 베테랑이 경쟁 관계에서 긴장감을 불어넣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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