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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청담동=박대웅 기자]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쓸어 담고 있는 양현종이 다음 시즌에도 KIA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설까.

양현종은 12일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 홀에서 열린 2017 휘슬러코리아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수상했다.

일구대상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 겸 KBO 야구발전위원회 위원장의 몫이었다. 그러나 일구대상이 감독, 협회·연맹 회장, 기자 등 그 해 야구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주로 돌아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 1996년부터 시작된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현역 은퇴 전 대상을 받은 것은 지난해 한일통산 600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 뿐이다. 양현종은 현역 선수로서 이번에도 사실상 최고의 영광을 거머쥐었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양현종은 KBO 시상식 MVP 등극을 시작으로 야구 관련 단체 및 언론사가 주최하는 시상식에서 총 11개의 상을 쓸어 담는 기염을 토했다. 13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지금까지 받아보지 못했던 투수 부문 수상 역시 유력한 상태다.

지금까지 열린 시상식마다 양현종은 다양한 수상 소감을 밝혀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상식에서 빠지지 않고 남긴 말이 있다. 바로 “팀을 대표해서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언급이다.

전날 열린 동아스포츠 대상 시상식 정도가 예외였다. 프로야구 선수 뿐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여러 종목에 걸쳐 대상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프로야구 부문 대상을 받은 양현종은 “시상식에 참가할 때 늘 팀 대표로 나왔는데 오늘만큼은 한국 프로야구 선수를 대표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이를 제외하면 양현종은 늘 KIA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팀 대표로 상을 받은 만큼 그 마음을 동료들에게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어린 시절부터 MVP나 골든글러브 수상보다는 영구결번이 꿈이었다는 언급, 2018시즌 KIA 팬들이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수립하고 더 뜨거운 응원을 펼쳐주길 바라는 희망, 김기태 감독이 다음 시즌 더 이상 말을 더듬지 않고 인터뷰를 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승리를 챙기겠다는 각오, 8년 만에 우승을 한 팀이 앞으로는 2~3년 연속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결국에는 모두 KIA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KIA와 1년 총액 22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FA 신분이 아니지만 선수가 원할 경우 KIA 측에서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만약 연봉 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잡음이 생기면 타 팀으로 떠날 여지는 남아있다. 올겨울 이미 강민호를 비롯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이라 전망됐던 선수들이 이적을 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공식석상에서 이미 여러 차례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KIA 역시 양현종이 올시즌 뿐 아니라 그동안 보여준 맹활약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상황.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모두 종료될 경우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과연 양현종이 다음 시즌에도 타이거즈맨으로서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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