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조계현 신임 KIA 단장, LG 양상문 단장, SK 염경엽 단장.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KBO리그 10개 구단 중 7개 팀의 단장이 선수 출신이다. 이제 특이한 케이스를 넘어 대세가 됐다.

프로야구는 대기업과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태동을 대기업과 함께 했으니 어쩔 수 없다. 자연스레 야구단 인사는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제는 아니다. 선수 출신의 단장이 KBO리그를 주름 잡는 시대가 됐다. 어느새 7개 구단이 선수 출신 단장이라는 파격 인사 행보를 보였다.

지난 6일 KIA는 조계현(53) 수석코치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감독이 단장을 했던 경우는 있지만 수석코치가 단장으로 간 것은 KBO리그 최초다.

사실 지난 10월 LG가 1군 사령탑이었던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한 것도 깜짝 인사였다. 감독에서 물러난 뒤, 쉬지 않고 곧바로 단장 자리로 올라간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선수 출신 단장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었다. 넥센 사령탑을 맡았던 SK 염경엽 단장은 누구나 아는 대표적인 선수 및 감독 출신 단장이다.

프런트 야구의 선봉이라 불리는 넥센도 올해 1월에 쌍방울 투수 출신이었던 고형욱 스카우트 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NC 역시 포수 출신의 유영준 스카우트 팀장을 단장으로 뽑았다. 이전에 맡았던 보직에 걸맞게 두 단장은 젊은 선수 육성과 팀의 장기적인 미래를 그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화 역시 지난 2016시즌이 끝나고 전 LG 감독이자 NC 2군 본부장이었던 박종훈 단장을 데려오며 야구단의 발전을 꿈꿨다. 이처럼 야구선수 출신의 단장이 대세를 이루는 것은 현장과 프런트의 호흡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선수 출신 단장은 현장을 아는 경영자다. 야구를 모르는 단장이 경영에만 몰두를 하게 되면 현장과 마찰이 생겼을 경우, 갈등을 봉합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여전히 현장과 프런트를 별개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최근 성공 사례를 달리고 있는 구단의 경우, 선수와 프런트, 코칭스태프까지 3박자가 모두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

현장을 알고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빠른 단장은 감독에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또한 선수간 트레이드나 선수단 운용에 있어서도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자리만 지키다가 대거 비싼 선수를 사모아서 빨리 성적을 내고 다시 그룹 본사로 가려는 기존 인사와 달리 선수출신 단장은 육성을 기본 바탕으로 두고 팀의 장기적인 미래까지 보며 구단을 끌고 나갈 수 있다.

물론 현장을 잘 안다는 것은 그만큼 충돌의 가능성도 현저하게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종훈 단장과 전 김성근 한화 감독의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이해와 갈등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운영이나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단장은 끊임 없이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현장을 아는 경영자, 2017년 KBO리그는 선수 출신 단장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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