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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올해는 논란 없이 최고의 황금 장갑 주인공을 가려내며 떨어진 권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KBO는 지난 4일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 85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다.

KBO는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을 다소 변경했다. 경기수와 타격 성적이 아닌 해당 포지션의 수비 이닝수(지명타자는 타석수)로 변경해 보다 공정한 방식을 도입한 것.

이에 따라 각 포지션별 후보는 지난해 45명에서 85명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최소한 지난해 강민호가 타율 3할2푼3리 20홈런 72타점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치고도 포수 96경기 출전에 한 경기가 모자라 후보조차 들지 못했던 상황이 올해는 어느 정도 예방된 셈이다.

과거에 비해 외국인 선수 차별 논란 역시 2012년 장원삼-나이트의 골든글러브 투표 논란 이후 상당히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최근 3년 동안에는 외국인 투수들이 매해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고, 테임즈는 2015년과 2016년 사상 첫 2년 연속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2015년에는 역대 최다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 수상(3명)이 있었던 시즌이기도 하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여전히 해마다 수상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선수들의 성적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치열할 경우 최종 수상에 실패한 선수의 팬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수상 자격이 충분한 선수들이 경쟁자의 이름값에 밀려 탈락하거나 극히 낮은 득표율에 그치는 등 안타까운 일들이 쏟아지면서 야구 팬들의 공감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불과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김재호(198표)가 김하성(95표), 오지환(49표)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격차를 낼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소위 우승 프리미엄이 너무 과도하게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보우덴의 경우 MVP 니퍼트가 한 팀 내에 있었지만 탈삼진왕, 다승 2위에 오르고도 투수 부문에서 단 한 명의 지지도 받지 못했다. 박경수 역시 타율 3할1푼3리 20홈런 80타점 장타율 5할2푼2리 등 2루수 중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팀이 큰 관심을 받지 못한 탓에 4위까지 밀려났다.

올해도 몇몇 격전지에서 골든글러브가 인기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투표가 오는 8일까지 진행되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기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더 뛰어난 성적을 남긴 선수가 동포지션에 있음에도 KBO리그에서 그동안 쌓은 위상, 올해의 특별한 스토리 등으로 인해 ‘선물’ 개념의 표가 행사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팬들이 경계하는 것도 바로 그런 대목이다.

300명이 넘는 투표인단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KBO 시상식에서 압도적 활약을 펼친 신인 이정후가 4명의 투표인단에게는 3위표 조차 받지 못했듯 좀처럼 공감하기 힘든 투표권이 또다시 행사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이번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이름값, 사적인 친분, 외국인·국내 선수 등에 의한 차별 없이 투표인단의 좀 더 책임감 있는 표 행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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