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야구단 대표와 구단 내부 사정을 살펴볼까 했으나 차기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와 사무총장 선출이 더 궁금하므로 그에 관해서 알아본다.

구본능 총재(사진)는 지난 10월 23일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최근 방만한 경영 등과 관련해 깨끗이 사퇴하겠다. 양해영 사무총장과 함께 관둔다”라고 명명백백하게 밝혔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사퇴 소식이 없어 언제 관두느냐에 대해 팬들의 궁금증이 더해진다. “깨끗이 사퇴~”라는 게 말 그대로 하면 ‘당장 사퇴’하는 것이지만 “임기를 다 채우고 깨끗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어 사퇴 시점이 애매모호하다.

야구계에서는 구 총재가 12월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내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교문위 소속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최근 구 총재의 이상스런 행태에 대해 논란을 제기하며 다시 총재의 사퇴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손의원은 “구 총재가 말을 바꿔 남은 임기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후임자 선정까지 서두르고 있다”며 “10명의 구단주에게 후임 총재 임명과 관련해 총회없이 서면 추천만 받은 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통보했다”며 구 총재를 맹비난했다.

손 의원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구 총재의 서면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 의원의 비난 조치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구 총재의 후임 총재 선출 작업은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물러나는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을 지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리에 맞지 않는 탓이다.

후임 총재의 서면 선출도 그렇다. 신임 총재의 서면 선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늘 비정상적인 선임으로 야구계에서 비난을 받아 왔으므로 이번만은 거의 모든 구단주들이 모여서 만장일치든 투표든 제대로 선출을 해야 마땅하다.

2018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새 총재는 3년 혹은 연임해서 6년간 총재로 재직하므로 총재 선출은 프로야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매우 중차대한 결정 사항이다.

물론 구단주들이 굉장히 바쁘게 일하는 대기업 회장, 부회장들이어서 한자리에 모이기가 실제로 힘들다. 그렇지만 조찬 모임은 시간을 맞추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혹 참석이 어려운 구단주라면 대행을 지명해 선출권을 행사케 하면 된다.

서면 선출은 1980년대 ‘대통령의 체육관 투표’처럼 야구팬을 우롱하는 처사다. 지금이라도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감독 관청인 문체부는 KBO에 ‘직접 선출’을 지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 총재의 뜻대로 지명이 되며 야구단 운영에 별 관심이 없는 각 구단주들은 총재에게 일임하다시피 하므로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새 정부들어 세상은 엄청 바뀌었다. 잘못을 저지른 전 정권의 국정원장 3명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다. 이전 정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국정원장 기소(구속 혹은 불구속)는 그 누구든 법이나 원칙, 관습에 어긋나는 사람은 법의 심판을 따끔하게 받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국정원장뿐 아니라 각계 각층의 적폐 청산으로 올바른 세상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판국에 프로야구판에서만 버젓이 적폐가 살아 있다면 참으로 말이 안된다.

총재의 서면 선출은 프로야구 적폐중의 적폐다. 국회, 문체부, 언론이 힘을 모아 그 청산에 앞장서야겠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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