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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실력에 앞서 인성부터 확실히 교육해야 한다.

한화는 20일 김원석에 대한 방출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원석은 지난달 팬과 나눈 SNS 대화 내용이 온라인 상에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상군 전 감독 대행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시작으로 동료 선수들, 구단 치어리더, 한화 팬 및 충청도, 전 소속팀 연천 미라클, 나아가 전태일 열사와 문재인 대통령까지 조롱하고 비하한 사실이 드러난 것.

결국 한화는 사적 공간인 SNS 개인 대화일지라도 부적절한 대화내용이 유포된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내부 징계를 위한 회의를 열었고, 자유계약 선수 공시를 KBO에 신청하기로 했다.

김원석은 1989년생으로 유망주라고 하기엔 나이가 다소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타자→투수→타자로의 거듭된 전향을 비롯해 한화 입단 후 방출, 그리고 현역 입대에 이어 독립야구단인 연천 미라클에서 재기를 이뤄낸 점까지 역경을 딛고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7시즌에는 78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7홈런 26타점 29득점 장타율 4할6푼7리 등을 기록하며 팀 외야에 큰 힘이 되기도 했다.

한용덕 감독 체제의 한화가 성적보다는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김원석 역시 2018시즌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던 선수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발언을 통해 결국 팀에서 또 한 번 방출당하는 상황을 자초하고 말았다.

한화로서는 비교적 빠른 시점에 결단을 내렸다. 이미 팀 코칭스태프를 비난한 글이 최초 공개됐을 때에도 한화는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여 중이었던 김원석을 귀국 조치한 뒤 벌금을 내도록 해 자체 징계를 실시했다. 팀 내부에 대한 비난이었기 때문에 팀 내부적으로 해결을 한 뒤 최대한 김원석을 품에 안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으로 공개된 비방 내용들이 수위를 한참이나 넘어섰고, 너무나도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를 안길 발언이었기에 한화로서도 더 이상 김원석을 감싸지 않았다. 올시즌 팀 외야수 중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4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과감하게 그를 팀 전력에서 제외시켰다.

앞서 kt는 김원석과 비슷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장성우에게 시즌 50경기 출장 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000만원을 부과한 적이 있다. 이와 비교하면 한화의 대응은 훨씬 강력했다. 타 팀에서 김원석을 영입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선수 생명이 그대로 마감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화 입장에서는 중징계가 반드시 필요했다. 빠른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팬심이 완전히 돌아설 수 있었고, 이미 동료들 사이에서도 김원석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같은 요소 뿐 아니라 선수단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2018시즌 한화의 최대 목표지만 단지 기량의 성장만이 육성강화 기조의 모든 것은 아니다.

김원석과 동갑내기인 오선진, 양성우의 경우 올해 4월 수원 원정 경기를 앞두고 새벽까지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인터넷 상에 사진으로 떠돈 바 있다. 두 선수는 내부 징계를 받아 곧장 2군으로 내려갔다. 선수단의 해이한 마음가짐을 볼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물론 양성우와 오선진은 징계 이후 의지를 굳게 다졌고, 더 좋은 활약으로 팬들에게 속죄했다.

어쨌든 중간 위치에서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모범을 보이지 못할 경우 젊은 후배들 역시 이러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곁에서 보고 배울 수밖에 없다. 구단 내부적으로 가벼운 징계에 그칠 경우에는 경각심을 가지기도 어렵다. 한화 뿐 아니라 이미 여러 구단들이 미꾸라지 한 마리에 의해 큰 피해를 입는 경험을 했다.

제 아무리 실력이 걸출하더라도 팀 분위기에 백해무익한 영향을 주는 싹은 조기에 잘라낼 필요가 있다. 그것이 한화가 육성강화 기조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사항이다.

한화는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현재 시행중인 SNS 관련 교육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SNS 뿐 아니라 선수들의 인성 교육부터 확실히 잡고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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