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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포공항=박대웅 기자] ‘국제용 투수’임을 입증해낸 KIA 임기영이 헥터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 받은 사연을 밝혔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정을 모두 마치고 20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승2패의 성적으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일본에게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 역전패를 당했고, 결승에서도 0-7로 무너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소득들도 있었다.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것도 주요 성과 중 하나였다.

특히 임기영은 이번 선동열호에서 유일하게 승리투수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17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임기영은 7이닝 동안 단 2피안타 4사구 3개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고,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올시즌 KIA에서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2이닝 무실점 피칭을 하는 등 큰 경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긴 상태에서도 긴장하는 기색 없이 본인의 투구를 펼치며 한국 마운드의 미래를 밝혔다.

임기영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경기는 시범경기를 소화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시리즈 뿐 아니라 대표팀 경기에서도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았다. 최대한 공격적인 피칭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그러나 임기영은 ‘국제용 투수’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물론 기분이 좋지만 이제 첫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르다고 생각한다. 몇 경기를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임기영은 대만전을 앞두고 소속팀 동료 헥터와의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임기영은 “헥터가 등판 당일 점심 쯤 전화를 했다”고 운을 뗀 뒤 “시합을 언제 하느냐고 묻더라. 이후에는 본인의 할 말만 하고 끊었다. 많이 심심했나보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헥터의 전화가 임기영에게는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임기영은 “4회에 위기 상황이 찾아왔을 때 갑자기 전화를 걸었던 헥터의 얼굴이 떠올랐다. 20승을 했으니 도와달라고 마음 속으로 빌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혀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임기영은 걸그룹 댄스 공약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앞서 양현종이 한국시리즈 우승 공약으로 후배들과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임기영 역시 오는 12월1일 광주여자대학교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리는 ‘KIA타이거즈 V11 팬 페스트’에서 춤 실력을 공개하게 됐다.

임기영은 “춤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해서 큰일이다. 다음 달에는 예비군 훈련도 받아야 한다”며 엄살을 부리는 듯 하더니 “사실 노래 한 곡은 춤을 거의 다 외웠다. (양)현종이 형이 센터를 맡을 것 같고 나는 그 옆 사이드에 선다”고 밝혀 또 한 번 큰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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