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선동열호가 아쉬움 가득한 첫 출항을 마쳤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결승에서 0-7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를 1승2패의 성적으로 모두 마쳤다. 대만에게는 1-0으로 승리를 가져갔지만 일본에게는 개막전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로 패한데 이어 결승에서도 설욕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7점 차의 더욱 무기력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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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선동열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대회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선동열 감독은 일본, 대만과 달리 와일드카드 3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예선 탈락을 하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그 무렵 주역이 될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부여했다.

때문에 미숙한 부분들이 더욱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선발진은 그나마 희망을 볼 수 있었지만 불펜진의 무게 중심을 잡아줄 투수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타선 역시 개막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김인식 전 감독을 보좌하던 코치 시절 최고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자주 가져갔던 선 감독 스스로도 사령탑으로서는 좀 더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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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대교체에는 성장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당장 비판의 시선이 쏟아지더라도 부딪히고 깨지면서 경험을 쌓아나가야 미래를 밝힐 수 있다.

전임 감독으로서 지휘봉을 잡은 선 감독이 만약 당장의 성적에 욕심을 냈다면 오히려 한국 야구가 직면해 있는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데 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불펜과 타선 전반에 걸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반대로 향후 대표팀의 투타 에이스 및 해결사가 되어줄 싹이 보이는 선수들도 발견할 수 있었고, 특히 세대교체가 그동안 가장 더뎠던 포수 쪽에서 이번 모험이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선수들도 각자의 부족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소속팀에서 더욱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대회였다.

결과는 뼈아팠지만 굵직한 대회들을 앞두고 예방 주사를 확실하게 맞았다. 이날 겪은 패배와 선수들의 눈물이 훗날에는 환희와 영광의 순간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자양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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