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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일본 선발 다구치 가즈토의 벽은 높았다.

다구치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뒤 역할을 마쳤다.

올시즌 다구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3승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 센트럴리그 다승 4위에 올랐다. 신장이 171cm로 작고 직구 구속 역시 130km대로 느리지만 슬라이더가 위력적일 뿐 아니라 뛰어난 제구력을 갖춰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실제 한국 타선 앞에서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했다. 이날 다구치는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단 3피안타 1사구 밖에 내주지 않았으며 탈삼진 5개를 솎아내는 호투로 일본의 리드를 이끌었다. 개막전에서 야부타 카즈키를 3.1이닝 3실점으로 무너뜨렸던 한국 타선이지만 이번에는 다구치의 벽에 막혀 초반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1회초 한국 타선은 1사 후 이정후가 사구로 1루를 밟았지만 후속타자 터지지 않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2회 들어 다구치는 탈삼진 2개를 기록하는 등 삼자범퇴로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3회 역시 한국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4회초 다구치를 처음으로 위기에 몰아넣었다. 이정후와 구자욱이 유격수 땅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김하성이 좌중간 2루타를 쏘아 올려 득점권에 안착했다. 그러나 김성욱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번에도 선취점 사냥에는 실패했다.

4회말 일본에 선취점을 내준 한국은 5회 들어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잡았다. 2사 후 류지혁이 깔끔한 중전 안타를 때려낸 뒤 한승택 역시 우전 안타를 연속으로 기록하며 1, 3루에 주자가 안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지난 예선 2경기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뽐냈던 박민우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두 차례 위기를 넘긴 다구치는 5회와 6회 내리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다시 되찾았다. 일본 타선이 꾸준하게 득점까지 지원하면서 더욱 힘을 냈다.

이미 99개의 공을 던졌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선 다구치는 마지막까지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7회 김성욱을 3루수 땅볼 처리한 그는 하주석을 삼진, 정현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끝내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채 마운드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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