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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할 일이 잔뜩 쌓여있다. 바로 '집토끼 관리'다.

일단 하나는 곧바로 처리했다. 우승을 이끈 김기태 감독과 3년 20억에 재계약을 했다. 우승 감독에 대한 구단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제 선수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외부자원을 영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소속팀 선수와의 계약만 해도 한참 걸린다. 어떻게든 기존 선수를 최대한 잔류 시키는 것이 목표다.

우선 외인 3인방이 있다. 헥터와 팻딘, 그리고 버나디나다. 헥터는 20승을 찍었고 2년 연속 200이닝을 돌파했다. 우승 일등공신으로 손색이 없다.

팻딘의 경우, 후반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올라오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타선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향후 두 자리수 승수가 충분히 가능하다.

버나디나의 경우, 타이거즈 외인 최초로 20(홈런)-20(도루) 고지를 정복했고 타율3할2푼 178안타 28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며 팀 중견수 자리를 확실하게 채웠다.

성적이나 팀 적응도만 봐도 재계약은 필수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우승 프리미엄을 포함, 기존 연봉보다 더 인상된 금액을 안겨줘야 잔류를 시킬 수 있다.

만약 계약 조건에서 선수와 구단이 바라는 접점이 맞지 않는다면 오는 2018시즌에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세 선수를 오롯이 못 볼 가능성도 존재한다. 골치가 아프다.

그리고 더 중요한 선수가 있다. 바로 양현종이다. 올해 20승을 달성, 역대 최초 정규-한국시리즈 MVP를 싹쓸이 하며 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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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다른 팀과 계약이 가능하지만 타이거즈 잔류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대신 최고의 좌완이라는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확실한 금액을 원한다.

하지만 몸값 거품 논란이 심해진 현재의 여론 분위기를 감안, 상식 이상의 높은 금액이 나올 경우에는 선수와 구단 모두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 외에도 고려할 사항이 상당히 많다.

여기에 FA로 나온 캡틴 김주찬이 있다. 시장에 나오기 보다는 타이거즈와 재협상이 유력하며 금액보다는 계약기간을 두고 상세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타이거즈는 연봉 인상 유력 선수가 차고 넘친다. 우선 타율 3할6푼9리로 리그 타격왕에 오른 유격수 김선빈이다. 올해 김선빈의 연봉은 8000만원이다.

연봉의 인상 여부보다 인상폭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다. 그 외에도 트레이드를 통해 타이거즈 안방을 책임진 우승 포수 김민식과 알짜배기 우익수 이명기의 겨울도 따뜻할 것 같다.

투수 파트에서는 전반기 7승과 더불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무실점 피칭을 보여준 임기영, 불펜과 마무리를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해준 김윤동의 연봉 인상폭도 궁금해진다.

여기에 우승 프리미엄까지 포함, 다른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도 타이거즈에게는 산적한 과제다. 물론 구단은 활약상에 걸맞는 조건을 제시, 깔끔하게 협상을 끝내고자 한다.

하지만 협상이 틀어져 선수가 이탈하거나 불협화음이 생기면 KIA는 우승 전력을 놓쳤다는 비난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올해 KIA의 스토브리그는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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