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한화가 새로운 외국인 좌완 투수 제이슨 휠러를 영입했다. 좌완 투수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그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건강함이다.

한화는 15일 휠러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7만 5000달러 등 총액 57만 5000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한용덕 신임감독 체제에서 새 시즌 구상에 돌입한 한화는 ‘건강하고 젊은 선발 투수’라는 확실한 외국인 투수 영입 기준을 세웠다. 이미 지난 12일 우완 키버스 샘슨을 영입한 한화는 이번에도 젊은 투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좌완투수다.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우완 투수 듀오로 외국인 투수풀을 구성했던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그러나 휠러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과 건강함이다. 휠러는 빅리그 경험이 단 2경기 3이닝에 불과할 정도로 일천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투수로 활약해왔다. 마이너리그 통산 157경기에서 146경기를 선발 투수로 나섰던 것. 한 마디로 휠러는 선발 체질인 셈.

선발 등판이 익숙한 선수를 영입했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이점이다. 제한된 선수풀에서 외국인 투수들을 고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나, 그간 다수의 KBO리그 구단들은 마이너리그 혹은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을 영입해 선발 투수로 전향시켜왔다.

이 중 일부는 변화된 환경에 발맞춰 성공가도를 달리기도 하나, 역시 일부의 경우는 선발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최근의 실패 예시가 바로 올 시즌 NC의 맨쉽이다. 미국 무대에서는 주로 계투로 나섰던 맨쉽은 NC 입단 이후에는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4월만 하더라도 맨쉽의 전향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맨쉽은 개막전을 포함해 4월에만 6경기에서 6승을 거뒀을 정도로 압도적 기량을 자랑했다. 이 시기 평균자책점 역시 1.69에 불과했다.

그러나 맨쉽은 5월 팔꿈치 부상이란 암초를 만났다. 김경문 감독은 개막전부터 맨쉽의 투구수를 철저히 관리해 왔지만, 그는 익숙하지 않았던 보직 적응에 끝내 실패했다. 7월 중순 간신히 복귀했지만 복귀 이후 그의 성적은 다소 저조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믿음을 주지 못한 맨쉽은 현재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이처럼 불펜 투수의 선발 전향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다행히 휠러는 맨쉽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적다. 늘 선발 투수로 활약했기에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데만 집중하면 그만이다.

휠러의 ‘선발 체질’은 미국 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던 부분. 지난 6월 휠러는 미네소타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바 있다. 당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투구폼이 부드럽고, 커리어의 대부분을 선발 투수로 보냈다는 점이 강점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게다가 이렇다 할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갔다는 부분은 그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가 휠러에 큰 기대를 품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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