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투자에 인색했던 kt가 마침내 돈 보따리를 풀어헤쳤다.

kt는 13일 오전 수원 kt wiz 파크에서 황재균을 만나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44억원, 연봉 총액 44억원 등 총액 8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황재균의 영입으로 kt는 팀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3루수 및 중심 타선을 확실하게 보강할 수 있게 됐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KBO리그에서의 황재균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KBO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타율 2할8푼6리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한 황재균은 지난 2014시즌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2016시즌에는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 97득점으로 커리어 하이에 해당되는 성적을 남겼다. 당시 최정에게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내주기는 했으나 투표 결과 138표-106표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kt는 이미 1년 전에도 황재균 영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원소속팀 롯데보다도 먼저 황재균을 만났고, 조니 모넬을 1루수로 영입하면서 황재균에게 모든 것을 올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황재균이 미국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결국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kt는 수원 팬들에게 많은 원성을 들었다. 지난해 kt 김준교 전 사장이 전폭적인 투자를 선언하며 대형 FA 및 최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을 약속했지만 갑작스러운 퇴진으로 모든 계획이 백지화됐다.

2015년 김사율, 박기혁, 박경수까지 3명의 외부 FA에게 44억1000만원의 비용을 들였고, 2016년에는 유한준과 4년 60억원에 도장을 찍었지만 화끈한 투자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상황에서 지난해에는 내부 FA 이진영을 붙잡는데 그쳤다. 외국인 역시 결과적으로 피어밴드가 제 역할을 다해내긴 했지만 특급 선수 영입 약속을 지키지 못하며 플랜C에서 출발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황재균 영입은 최하위에서 반드시 탈출하겠다는 kt의 의지가 마침내 실천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kt는 황재균이 미국행을 선언한 이후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여왔고, 임종택 단장 역시 3차례나 황재균을 직접 만나 kt의 중심이 되어줄 것을 호소해 기어이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kt 지휘봉을 잡은 뒤 실질적으로 처음 통 큰 선물을 받게 된 김진욱 감독 역시 구단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 kt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에도 구단에서는 전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타 구단과의 경쟁 때문에 결과가 다소 아쉬웠을 수는 있지만 최대한 도움을 주려했다”면서 “이번 황재균 영입을 확정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구단 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좀 더 이길 수 있는 야구를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황재균의 몸값을 두고 오버 페이에 대한 지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kt로서는 결국 어떤 방법으로든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추가 영입은 더 이상 없을 계획이지만 공수에서 팀에 가장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선수, 젊은 피들을 끌고 갈 수 있는 리빌딩의 기둥이 생긴 만큼 다음 시즌 kt의 모습에도 더욱 높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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