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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3년 내내 꼴찌만 하며 리그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오명을 썼던 kt가 큰 손 행보를 보였다. 특급 내야수로 분류된 황재균(30)를 데려왔다.

kt는 13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황재균을 만나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44억원, 연봉 총액 44억원 등 총 88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황재균은 KBO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118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6리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했으며 올해 미국으로 떠났다.

마이너리그에서 조용히 기회를 노렸던 그는 시즌 도중 극적으로 빅리그에 콜업, 데뷔에 성공했지만 18경기를 뛰면서 타율 1할5푼4리 1홈런 5타점을 기록하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왔다.

트리플A에서 98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5리 10홈런 55타점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이 끝나고 KBO리그 유턴을 선언, 올해 스토브리그 대어급 선수로 시장에 등장했다.

항간에서는 100억 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빅리그 1할대 타율의 타자가 100억을 받고 돌아온다는 소식에 팬들의 비난은 거셌다. 결과부터 말하면 100억은 아니다. 88억이다.

하지만 88억이 적정한 금액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3루에서 뛰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인 SK 최정과 NC 박석민과 비교하면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14시즌이 끝나고 4년 86억원에 계약을 한 최정은 올해 홈런왕이다. 46개를 쳐냈다. 황재균의 커리어 최다 홈런은 27개가 전부다. 장타력만 보면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3할대 타율이 통산 두 번 밖에 없는 황재균과 달리 2015시즌이 끝나고 4년 96억원을 받은 NC 박석민은 지난 2012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5년 연속 3할대를 찍었다.

그럼에도 황재균은 최정보다 많이, 그리고 박석민보다 조금 적게 받았다. 객관적인 기록은 두 선수보다 아래지만 금액은 유사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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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의 경우, 최근 들어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건강한 황재균의 내구성은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최정과 비교하면 고개가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몸값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가 받게 될 88억이라는 금액 역시 다소 축소가 되어 발표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최근 불어닥친 FA 거품 여론과 맞물린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롯데가 이대호를 4년 150억, KIA가 최형우를 4년 100억에 데려가면서 100억의 문이 화려하게 열렸다. 100억이라는 금액은 더이상 특별한 수치가 아니었다.

시장 상황에 맞게 각 구단이 경쟁을 하게 되면 몸값은 더욱 천정부지로 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거품이 심한 금액으로 계약을 맺게 된다면 선수나 구단, 모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황재균이 100억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금액으로 kt와 계약을 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본인과 구단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결과는 88억 kt였다.

선수와 구단이 여론의 눈치를 보고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수정을 한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대형 선수의 FA 계약 규모 축소 발표는 최근까지도 리그에서 암암리에 묵인되던 사실이다.

자연스레 선수 본인과 구단은 아니라고 입을 열더라도 88억 수준이 아닌 100억이 훌쩍 넘는 이면계약의 가능성 역시 완벽하게 배제할 수 없다.

3년 연속 꼴찌를 한 kt 입장에서 비춰보면 보다 많은 금액을 주고서라도 타 구단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황재균을 영입한 것은 나쁘지 않다.

이제 모든 것은 황재균에게 달렸다. 금액에 걸맞는 활약을 해주면 적정계약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버페이라는 오명이 붙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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