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디나. 김호령.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지난 2015시즌 2차 지명 10라운드로 입단한 선수가 있다. 지명을 받아서 좋긴 한데, 사실상 102번째로 들어왔으니 꼴찌나 다름 없다. 그런데 팀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다.

기존 외야 터줏대감이었던 키가 작고 컨택을 잘하던 선수가 2013시즌이 끝나고 한화로 갔다. 빈 자리를 채우고자 LG에서 발 빠르고 도루 잘하고 잘생긴 선수를 FA로 데려왔는데, 1년만 쓰고 kt로 보내버렸다.

중견수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 그런데 하필 2015시즌에 부임한 새 감독이 형님 리더십으로 유명한 사령탑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잔뜩 기회를 부여, 팀 리빌딩 기조를 단단히 갖고 있던 감독이었다.

그러다보니 김호령은 신인임에도 중견수 백업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대수비로 자주 나왔는데 발이 보통 빠른 수준이 아니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2016시즌, 5년 만에 치른 가을야구에서 패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전력을 다해 뿌리던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완벽하게 각인 시켰다. 바로 김호령이다.

김호령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을 거쳐 팀 중견수로 활약하며 차근차근 성장했지만 타이거즈는 2017년을 우승의 적기로 생각했고 더 강한 외야수인 외인 버나디나를 데려왔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공수주 모두 능한 버나디나를 앞세워 파괴력 있는 타선을 구축한 뒤, 리드를 잡고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김호령을 대수비로 투입하는 것은 KIA의 전형적인 승리공식이었다.

향후에도 김호령은 타이거즈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일단 대졸 출신이다.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주축 선수로 뛰어야 한다. 그렇기에 KIA는 올해 우승과 동시에 김호령의 군입대를 추진했다.

그리고 9일 발표된 경찰청야구단 최종 합격자 20명 중 김호령이 포함되며 입대가 확정됐다. 오는 12월에 입대, 내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실력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다.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대수비 자원이 사라졌다. 자연스레 주전 중견수로 뛰는 버나디나와의 재계약에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139경기에 나서 557타수 178안타 타율3할2푼 178안타 27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V11'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존 성적만 봐도 KIA는 버나디나를 잡는 것이 맞다. 그런데 김호령까지 입대가 확정 됐으니, 버나디나와의 재계약은 타이거즈의 스토브리그 최우선 과제가 되버렸다.

하지만 버나디나는 노련하다. 팀도 우승을 했고 좋은 성적도 올렸으니 몸값을 더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 심지어 현지에서는 버나디나의 메이저리그 복귀설까지 흘러나왔다.

버나디나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몇몇 구단이 에이전트를 통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KIA와 함께한 1년이 행복했다. 아직 확실히 말을 하기 어렵다"라고 이야기 한다.

이미 KIA는 버나디나에 조건을 제시했다. 버나디나 쪽에서 심사숙고 중이다. 김호령의 입대로 인해 타이거즈는 버나디나가 더욱 간절해진 상황이다. 과연 버나디나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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