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박명환의 야구사색]이란 칼럼으로 야구팬들을 찾았던 박명환 야구학교 코치,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JTBC 해설위원이 야구인들의 ‘가을 축제’ 2017 포스트시즌을 맞아 과감하게 시리즈별 승패 예측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두산과 KIA가 2017 KBO 한국시리즈에서 사이 좋게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1차전은 헥터의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던 두산의 타선이 빛났다면, 2차전은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122구 역투가 빛났던 경기였다.

KIA 팻딘. 스포츠코리아 제공
양 팀은 28일 잠실로 장소를 옮겨 3,4,5차전을 치른다. 두산과 KIA는 3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보우덴과 팻딘을 예고했다. 예정된 수순이다. 놀랄 것은 없다.

아무래도 선발 매치업만 놓고 보자면 무게감은 팻딘에게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규시즌에서만 143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팻딘은 탈삼진 능력도 있는데다 속구가 굉장히 좋다. 시속 140km 중반대의 평균 구속을 보이고 있다.

커브의 회전력과 각도 좋고, 특히 우타자를 상대할 때 쓰는 서클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면서 잘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9월 이후 5경기에서 2승1패, 2.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투구폼과 밸런스 역시 안정적인 편. 여기서 가장 주목할 점은 팔과 손목이 나올 때다. 팔로우 스로우시 공을 숨겼다가 던지는 느낌이 난다. 상체 움직임도 위아래로 균형 있게 사용하며 홈플레이트를 향해 힘을 적절히 전달하고 있다.

2차전에서도 드러났듯이 KIA 투수진들은 두산의 좌타자를 봉쇄해야 승산이 있다. 양현종이 김재환, 오재일, 오재원등을 철저히 막아냈기에, KIA는 2차전을 가져갈 수 있었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듯이 두산의 좌타 라인은 조금만 틈이 보여도 장타를 때려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경계 대상 1호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팻딘 역시 관건은 두산 좌타자들과의 승부다.

지난 20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이닝만 책임진 뒤 조기 강판됐던 두산의 보우덴은 몸상태가 100% 정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공에 힘은 있었는데 부담감이 상당했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선수를 감쌌지만, 여전히 보우덴의 기량에는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기본적으로 어깨 부상으로 올시즌 내내 고전했던 보우덴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보통 긴장감과 체력 소모가 10~20% 더 해지기 마련. 원래도 좋지 못했는데, 여러 방해 요소들이 작용하면서 보우덴은 현재까지 포스트시즌에서 나쁜 성적만을 냈다.

하지만 팻딘은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투수다. 그는 올시즌 경기 당 6.08이닝을 책임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조기강판을 당했던 보우덴과는 ‘이닝 소화 능력’에서 분명 차이를 보일 것이다.

두산 보우덴. 스포츠코리아 제공
두산이 함덕주라는 좋은 롱릴리프를 보유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팻딘이 6,7회까지 경기를 끌고 간다면 KIA가 유리하다. 선발이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는 것은 실점을 내줬고, 타 팀을 추격해야 한다는 입장임을 의미한다. 게다가 2차전 영봉패로 아무래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을 두산이다. 3차전은 KIA가 6대4 정도로 유리해 보인다.

다소 열세로 보여지는 두산도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타자들이 히든카드로 여겨진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좌타자들의 해결사 기질을 앞세워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KIA는 NC와 달리 좌완 투수들이 많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우타자들이 힘을 내줘야 수월한 승부가 가능할 전망.

KIA 선수단. 스포츠코리아 제공
따라서 일발 장타력을 갖춘 민병헌, 박건우, 양의지가 팻딘 공략 선봉장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타자를 상대하는 팻딘의 바깥쪽 서클 체인지업은 기본적으로 장타를 억제하는 구종이다. 다만 밀려들어오는 실투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팻딘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95)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327)보다 낮지만 대부분 우타자(전체 피홈런 22개 중 18개)에게 홈런을 맞았다. 두산 입장에선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정리=이재현 기자

▲28일 2017 KBO 한국시리즈 3차전 승부예측: 팻딘을 보유한 KIA가 6대4로 우세. 타격 맞대결에서도 KIA가 6대4로 근소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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