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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번 플레이오프는 뜨거운 방망이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타자들의 활약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NC 박석민과 두산 민병헌의 부활이 양 팀 모두 절실하다.

두산과 NC는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 승부를 펼친다.

1차전에서 NC가 화끈한 타격감을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면 2차전에는 두산이 같은 방식으로 완벽한 설욕에 성공하며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번 시리즈에서 NC는 팀 타율 3할4푼6리 5홈런 20타점, 두산은 3할3푼8리 5홈런 22타점으로 투수들을 확실히 압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3차전 선발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NC는 해커, 두산은 보우덴이다.

해커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0.68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누구보다 기세가 뜨거울 뿐 아니라 두산과의 정규시즌 통산 맞대결에서도 17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지난 2년 간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는 3경기 모두 패전투수가 됐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7.2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설욕을 노리는 마음가짐도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보우덴은 NC 킬러나 다름없다. 지난 2년 동안 정규시즌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55(29이닝 5자책점)를 기록했으며, 홈런은 단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무려 136구 역투를 선보인 가운데 7.2이닝 3피안타 4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인 좋은 기억도 있다. 물론 올해는 부상으로 전반적인 내용이 썩 좋지 못했지만 맞대결 상황만 놓고 보면 니퍼트, 장원준보다도 강력한 카드가 바로 보우덴이다.

때문에 3차전은 1, 2차전과 달리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해커와 보우덴에게도 천적은 존재한다. 천적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계속해서 방망이 싸움이 펼쳐질 여지도 충분하다.

먼저 NC는 박석민이 보우덴에게 가장 강했다.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박석민은 2년 동안 보우덴으로부터 9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해 타율과 출루율 모두 팀 내에서 가장 높다. 보우덴과 최소 5번 이상 맞붙은 선수 중 타율 2할8푼 이상을 기록한 선수조차 단 1명도 없기 때문에 박석민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두산은 민병헌이 해커 공략의 선봉에 서야 한다. 물론 타율로만 놓고 보면 박건우가 4할2푼9리(7타수 3안타)로 가장 좋았지만 민병헌 역시 타율 3할8리(39타수 12안타)로 충분히 제 몫을 다해냈다. 누구보다 해커와 많은 승부를 펼친 경험이 있으며 유일하게 2홈런을 때려본 선수가 민병헌이기도 하다.

또한 민병헌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3회까지 막혀있던 혈을 뚫었다. 4회 선두타자로 좌중간 안타를 기록한 뒤 선취 득점까지 책임지며 해커를 뒤흔들었다. 2년 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점 차까지 달아나는 홈런을 때려냈고, 4차전에서는 0-0으로 맞선 6회에 2루타 및 선취 득점을 기록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해커를 무너뜨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박석민과 민병헌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석민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담 증세로 3경기 5타수 1안타에 그쳤고, 수비에서도 아쉬운 실책을 쏟아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아왔지만 2타수 무안타 2삼진 1사구에 그친 가운데 2차전에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다행스러운 한편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민병헌도 1, 2차전 도합 8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리드오프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물론 1차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김준완의 슈퍼 캐치에 가로막히는 불운도 있었고, 2차전에는 사구 당시 꼬리뼈 부근 타박상을 입는 악재까지 있었지만 결국 민병헌이 이를 스스로 극복해야 두산의 중심 타선도 2차전의 기세를 보다 확실히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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