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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초반에는 분명 두산의 열세로 보였다. 선발 장원준이 그렇게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 누가 예상 했을까. 하지만 두산은 확실히 저력이 있는 팀이다. 타선으로 극복해냈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17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리런만 2개를 쳐내며 홀로 6타점을 기록한 김재환과 만루포 최주환을 앞세워 17-7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두산은 상대 NC 타선에 제대로 혼쭐이 났다. 에이스로 내세운 1차전 선발 니퍼트가 6실점을 허용하며 깨졌다. 스크럭스에게 내준 만루포가 치명타가 됐고, 그렇게 5-13으로 패했다.

전력상 우위로 봤는데, 무기력하게 패했다. 어설픈 수비에서 시작된 마운드의 붕괴는 두산답지 않은 야구로 이어졌다. 사실 이날 열린 2차전 초반까지만 해도 두산이 또 당하는 느낌이었다.

장원준이 5.1이닝 소화에 그쳤고 2회에만 지석훈, 김성욱, 그리고 나성범에게 연달아 홈런을 내주며 6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장원준의 3피홈런은 지난 2014년 롯데 시절 이후 3년이 넘도록 나오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를 극복해낸 것이 바로 두산의 팀 타선이었다. NC가 도망가면 두산이 끝까지 따라갔고, 결국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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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홈런은 1회 2사 이후에 나온 박건우의 솔로포였다. 팀의 선취점이었다. 이후 1-4로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3회 2사 1, 3루에서 4번 김재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상대 이재학의 3구째 공을 그대로 통타, 우월 동점 스리런을 쳐내며 순식간에 4-4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5회 나성범에게 투런포를 내주며 다시 4-6이 됐다.

두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날 만루포로 고개를 숙였다면 이날은 만루포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 6회말 상대 불펜으로 나온 구창모와 맨쉽이 크게 흔들리며 무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7번 겸 지명타자로 나온 최주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상대 맨쉽의 공을 밀어쳐냈고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비거리 105m짜리 그랜드 슬램을 작렬했다.

최주환의 첫 가을야구 홈런이자 2차전 승리의 기운을 가져오는 한 방이었다. 두산은 6회에 멈추지 않았다 2사 1, 2루에서 박건우가 적시타를 쳐내며 9-6을 만들더니 타석에 김재환이 다시 들어섰다.

2사 1, 2루에서 교체된 원종현의 2구째 공을 다시 맘 먹고 쳐냈다. 공이 쭉쭉 날아갔고 다시 스리런이 됐다. 12-6, 사실상 쐐기를 박는 스리런이었다.

무려 홈런 4방을 쳐내며 NC 마운드를 공략한 두산이었다. 이날 NC도 두산과 같은 4홈런을 쳐냈다. 역대 포스트시즌 가운데 한 경기에서 8홈런이 나온 것은 최초다.

하지만 NC의 홈런은 솔로포 두 방, 투런포 두 방인 반면, 두산은 솔로포 한 방에 스리런 두 방, 그랜드슬램 한 방이었다. 홈런의 질에서 승패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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