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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NC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의 기를 한껏 세웠다.

김경문 감독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전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을 감싸거나 기를 살려주는 모습은 패한 팀에서 자주 나오는 광경이다. 실제 김태형 감독 역시 1차전에서 수비가 무너진 유격수 류지혁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승리한 김경문 감독 역시 이같은 부분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1차전 데일리 MVP 스크럭스와 슈퍼 캐치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되돌렸던 김준완 뿐 아니라 그 외의 선수들까지 신경 썼다는 점이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승리의 숨은 주역으로 지석훈을 꼽았다. 지석훈은 5회말 박민우가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하면서 그 자리를 대신 채웠다. 박민우를 중심 3번에 배치한 상태였기 때문에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

지석훈은 이날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본인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6-5로 근소하게 앞선 8회 2사 1, 3루 기회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NC의 빅 이닝 시작을 알렸다. 김태형 감독 역시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나왔던 5회 뿐 아니라 당시의 순간을 가장 아쉬워했고, 김경문 감독도 달아나는 지석훈의 타점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보이지 않은 수훈 선수가 바로 지석훈이었다. 백업으로 3번에 배치돼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는데 두산 입장에서 언제든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때 이같은 장면을 만들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지석훈을 2차전에서 선발 2루수로 출전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박민우 스스로 몸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좋은 무드를 보여줬던 지석훈에게도 또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김경문 감독은 최고의 수비를 선보였던 김준완 대신 김성욱을 선발 중견수로 투입한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지석훈에게 2루수를 맡기는 것과 같은 논리라면 김준완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속내가 담겨있었다.

김 감독은 “장원준이 좌완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운을 뗀 뒤 “물론 준완이의 무드 역시 좋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리즈가 한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선수에게만 너무 힘을 실어주면 다른 선수의 경우 기가 죽을 수도 있다. 결국 다같이 기를 살려줘야 동반으로 필요한 순간 활약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숨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어 “준완이의 수비가 아주 좋지만 성욱이 역시 수비를 잘 하는 선수다. 또한 준완이가 선구안이 뛰어난 편이라면 성욱이는 펀치력이 있다”며 두 선수가 가진 장점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핵심 외 전력들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의 ‘편애’가 아닌 ‘고른 믿음’이 이뤄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과연 2차전에서도 이같은 고른 칭찬이 또 한 명의 영웅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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