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아섭.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마산=이재현 기자] 롯데의 외야수 손아섭(29)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냈다. 그것도 1개가 아닌 2홈런을 기록하며 그는 롯데의 영웅이 됐다.

롯데는 13일 오후 6시30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17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시리즈전적 2승2패로 오는 15일 사직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최종전을 치르게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롯데의 간판타자 손아섭은 취재진들 앞에서 지난 11일 3차전 8회 투런포를 때려낸 순간을 회상했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7회말까지 4-12로 크게 끌려갔다. 역전을 바라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손아섭은 8회초 무사 1루에서 투런포를 때려냈다. 여전히 경기를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손아섭은 홈런 이후 3루를 지날 무렵 격한 세리머니를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를 회상했던 손아섭은 “무언가 쌓였던 것이 올라왔다. 3차전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다. 세리머니를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경기가 기울었음에도 제 홈런에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고 뭉클해져 나도 모르게 격한 세리머니가 나왔다”라고 말한 뒤 웃어보였다.

벼랑 끝에 몰려 있었지만 손아섭은 4차전에서 전력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경기를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 가 짜릿한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팬 분들에게 최대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필승을 다짐 했던 손아섭은 경기 전 자신의 공약을 지켜냈다. 이날 그는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4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롯데가 경기 내내 7점을 올렸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사실상 홀로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손아섭은 0-0으로 맞선 4회초 NC 선발 투수 최금강을 상대로 벼락 같은 솔로포를 때려내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 때만 하더라도 손아섭은 큰 동요 없이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

하지만 손아섭이 포효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1로 근소하게 앞섰던 5회초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던 손아섭은 원종현의 2구째 시속 131km 슬라이더를 통타, 이를 좌중월 3점포로 연결했다. 손아섭은 2루를 지날 무렵부터 오른손으로 덕아웃을 가리키며 크게 환호했다. 덕아웃도 손아섭의 포효에 격하게 화답하며 분위기를 돋우웠다. 사실상 롯데가 승기를 잡은 순간이기도 했다.

경기 전 자신의 공약을 200% 수행한 손아섭이다. 역시 진정한 영웅은 난세에 등장하는 법이다. ‘난세의 영웅’ 손아섭 덕분에 마산 구장을 찾은 원정팬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수확은 5차전이다. 롯데팬들은 4차전 손아섭의 2홈런을 앞세워 오는 15일 자신들의 홈구장인 사직에서 4차전보다 더욱 짜릿한 최종전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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