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번즈.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마산=이재현 기자]준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에 몰렸던 롯데가 극적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번 완승은 내야수 번즈(27)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롯데는 13일 오후 6시30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17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1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동률로 맞춰 놓는 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역시 1-1로 맞선 5회초였다. 4회까지 롯데 타선은 NC 선발 투수 최금강에 막혀 단 한 점만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5회초 들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그 시작은 번즈의 안타였다. 번즈는 1사에서 최금강을 상대로 중견수의 뒤편으로 향하는 안타를 때려냈다. 2루타를 노리기에는 다소 애매한 타구였지만 번즈는 지체 없이 2루를 파고들었다. 번즈는 노련하게 왼쪽 다리를 먼저 내밀어 박민우의 태구를 피하며 2루에 안착했다.

공격적인 주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번즈는 문규현의 3루수 앞 땅볼 때도 지체 없이 3루로 내달렸다. 보통 3루수 앞 땅볼에서 2루 주자는 움직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타구의 바운드를 지켜본 번즈는 3루로 향했다.

번즈가 선보인 연속된 노련한 주루플레이는 결국 롯데에게 행운을 안겼다. 롯데의 신본기는3루수 앞 번트에 가까운 내야 안타를 때려냈고, 그 사이 번즈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3루수와 포수 여기에 투수 세 명의 선수 모두가 처리하기 애매한 코스로 굴러간 안타였다. 롯에게는 행운이, NC에게는 불운이라 할 수 있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외국인 타자의 투지 넘치는 주루플레이는 시리즈 내내 잠들어 있던 타선을 깨웠다. 후속 타자 전준우 역시 유격수 앞 내야 안타로 기회를 2사 1,2루로 연결했고, 4회 솔로포를 때려냈던 후속 타자 손아섭은 좌중월 3점포로 방점을 찍는 데 성공했다.

이날 완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는 누가 뭐래도 4타점을 올린 손아섭이었다. 하지만 번즈의 투지가 없었다면 애초 행운의 타점은 물론 손아섭의 쐐기 3점포도 나올 수 없었다. 정규시즌 내내 안정감 넘치는 수비로 ‘수비 요정’으로 불리던 그가 ‘승리 요정’으로 거듭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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