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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대호에게서 파생되는 시너지가 없다. 롯데가 벼랑 끝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NC와 롯데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승부를 펼친다.

1, 2차전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가운데 NC가 홈에서 열린 3차전을 따내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승1패에서 3차전을 가져온 팀은 4차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만큼 NC에게 상황이 유리해졌다.

NC는 타선이 확실한 응집력을 발휘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반대로 롯데 타선을 꽁꽁 틀어막은 것도 시리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김경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대호에게 정규시즌 많이 맞았기 때문에 4위를 했다고 본다. 우리 투수들이 잘 막아야 할 것 같다”며 이대호를 경계대상 1호로 선정한 바 있다. 조원우 감독도 ‘미쳐주길 바라는 선수’로 역시 이대호를 꼽았다. 실제 이대호는 정규시즌 NC와의 맞대결에서 타율 3할8푼2리 5홈런 14타점 10득점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1차전이 열리기 전 “이대호에게 내줄 것은 내줘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너무 승부를 피하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실투가 나올 수 있고, 이대호 자체를 막으려는 움직임보다 이대호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대호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심 타자의 역할을 확실하게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대호 본인의 탓은 아니다. 상황이 좀처럼 받쳐주지 않았다.

높은 타율과 대조적으로 이대호는 3경기에서 타점을 단 1점도 생산하지 못했다. 3차전에서는 4안타를 몰아치고도 타점을 기록하는데 실패했다. 차려진 밥상을 맛있게 먹어야 할 역할을 부여받았으나 오히려 본인이 밥상을 차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지난 3경기 총 14타석 중 이대호 앞에 주자가 출루한 경우는 6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것은 3회였다. 1~3번 타자가 포문을 전혀 열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대호 앞에 주자가 나가는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대호는 주자가 있을 때 6타수 3안타 1볼넷, 득점권에서도 3타수 1안타로 제 몫을 다해냈으나 해결사가 아닌 중간 늘 연결고리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롯데 1~3번 타순에 배치됐던 타자들의 총 성적은 26타수 8안타 3볼넷이다. 손아섭이 12타수 5안타 2볼넷 2도루 등으로 활발하게 밥상을 차렸을 뿐 전준우(14타수 3안타), 김문호(7타수 무안타), 최준석(4타수 무안타 1볼넷)은 이대호 앞에서 주자를 쌓는 역할을 온전히 해내지 못했다.

롯데는 정규시즌 테이블 세터의 출루율이 뛰어난 팀이었다. 1번에 배치된 타자는 3할7푼5리, 2번 타자는 3할8푼5리로 나란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호가 득점권 총 211타석으로 최형우(213타석)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공이 컸다.

벼랑 끝에 몰린 롯데가 기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결국 이대호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테이블세터의 출루가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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