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마산=이재현 기자] 롯데가 1패만 더 하면 가을야구를 마쳐야 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여기에 외국인 에이스는 부상을 당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던 박세웅(22)의 호투가 절실하다.

롯데 박세웅. 스포츠코리아 제공
롯데는 지난 11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17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남은 4,5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절박한 상황과 마주했다.

벼랑 끝에 몰린 롯데는 4차전 선발 투수로 토종 에이스인 박세웅을 꺼내들었다. 올시즌 28경기에 나서 12승6패, 3.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박세웅은 올시즌 자타공인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은 이번이 처음인데, 1패만 당해도 시리즈를 마감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환경 속에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경기를 치르게 됐다. 가혹한 운명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종의 보험은 있다. 조원우 감독은 박세웅이 일찌감치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4차전 린드블럼의 불펜 대기라는 초강수까지 준비해 뒀다. 조 감독은 11일 3차전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4차전이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으니, 린드블럼까지 불펜에서 대기하며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일찌감치 린드블럼의 불펜 등판 가능성을 열어둔 롯데. 하지만 4차전에서 린드블럼의 불펜 등판이 현실화 된다면 이는 롯데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 쉽게 말해 린드블럼의 불펜 등판은 내일이 없는 벼랑 끝 전술이다. 당장 5차전 선발 투수를 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선발진 사정 때문.

린드블럼을 4차전에서 불펜으로 전환을 시킨다면, 자연스레 5차전에는 레일리가 선발로 나서야한다. 그러나 지난 9일 2차전 도중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맞아 부상을 당했던 그는 당장 5차전 선발 등판이 어렵다. 실제로 조 감독은 레일리의 5차전 선발 등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난색을 표했다.

조원우 감독은 “레일리의 5차전 등판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당장 5차전 선발 투수가 누구라고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4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쳐 승리를 따낸 뒤, 상황을 봐야하겠지만 상처를 꿰매 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시리즈에서 또 나서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세웅의 어깨는 더욱 중요해졌다. 4차전 승리도 승리지만,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버텨주는 것은 물론 실점도 최소화해야한다. 5차전을 생각한다면 호투를 펼쳐 ‘잠재적 5차전 선발투수’인 린드블럼의 불펜 등판 시나리오 성립을 막아야하는 것. 박세웅의 어깨에 롯데의 내일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박세웅은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올시즌 박세웅의 경기 당 평균 이닝은 6.12이닝. 레일리(한 경기당 평균 6.24이닝)와 비교했을 때 크게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최근 흐름이다. 9월 이후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은 것. 이 기간 박세웅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9.42에 달한다. 직구가 계속해서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친 것.

롯데 박세웅(오른쪽)과 강민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여기에 즐겨 사용하는 변화구인 포크볼과 슬라이더의 제구까지 흔들리면서, 박세웅은 힘겨운 시즌 종반을 보낸 바 있다. 다행히 지난달 26일 사직 한화전 이후, 박세웅은 이렇다할 등판 없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구위 회복은 충분히 기대해 봄직 하다.

관건은 잃어버렸던 제구력을 얼마만큼 회복하느냐다. 상대 타자들이 자신의 노림수를 익히 잘 알고 있는 만큼, 실투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지난 11일 3차전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NC의 외야수 나성범은 “박세웅은 포크볼을 즐겨 던지는 투수다. 결정구를 포크볼로 택할 것이라 예상된다. 물론 4차전의 볼배합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을 가릴 것 없이 실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나름의 공략 포인트를 제시했다. 4차전에서 호투를 다짐한 박세웅이 새겨들어야 할 상대의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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