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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절벽 끝에 몰린 거인이다. 지면 가을야구 탈락이다. 5년 만에 간신히 가을야구를 했는데 1승 3패를 하고 짐 싸서 사직으로 돌아갈 수 없다.

맘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답답한 롯데다. 그 중에서도 가장 답답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대호다. 1, 2차전까지 8타수 2안타가 전부였다. 타점도 없었다. 이대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3차전이 열렸던 전날 마산 NC전에서 이대호는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선수 개인으로는 활약 그 이상의 대폭발이었지만 팀은 6-13으로 패했으니 철저히 그늘에 가려졌다.

이대호는 4번 타자다. 하지만 전날은 타점을 생산하는 중심타선의 타자라기보다 공격을 앞에서 이끌어내는 첨병의 느낌이 강했다. 그만큼 고군분투 했던 이대호였다.

중심타자가 살기 위해서는 앞에 밥상을 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전날 1번 전준우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다. 상대 박석민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5타수 2안타 대신 1안타가 전부였다.

2번 김문호가 아쉬웠다. 삼진 2개와 땅볼 2개가 전부였다. 4타수 무안타로 출루 자체를 하지 못하니 3번 손아섭이 5타수 2안타를 기록해도 4번 이대호까지 연결되는 빅이닝 생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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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대호 다음에 나오는 하위타선의 감도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명타자 박헌도는 1차전에서 쳐낸 홈런의 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3타수 무안타였다.

포수 강민호의 타격은 더욱 아쉽다. 6번이라는 중심과 하위 타선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볼넷 2개를 얻어냈지만 2타수 1안타가 전부였다.

2차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차전은 5타수 무안타였다. 이대호가 아무리 혼자 4안타 맹타를 쳐내도 2번 김문호의 무안타, 6번 강민호의 1안타가 그 효과를 마이너스로 상쇄시키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시즌 내내 맹타를 과시했던 외인 번즈 역시 전날에는 존재감이 없었다. 일관되지 않는 5번 기용인 1차전 강민호, 2차전 번즈, 3차전 박헌도 역시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였다.

어쨌든 롯데는 전날 패배로 시리즈 1승 2패로 절벽에 몰린 상황이 됐다. 특히 3차전에서 6-13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했다는 점이 롯데 입장에서는 더욱 안타깝다.

이처럼 침체된 분위기를 어떻게든 막고자 했던 것이 전날 8회에 투런포를 때려낸 손아섭이었다. 4-12에서 6-12를 만드는 것에 그쳤지만 손아섭은 평소와 달리 홈런을 치고 크게 포효했다.

그것도 덕아웃을 향해 소리쳤다. 해보자는 강한 메세지가 담긴 주먹 포효였다. 하지만 이대호의 4안타, 손아섭의 포효로는 부족하다. 반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다른 타자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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