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직 넘버 '1' 남은 LG…가을야구 실패, 그 이상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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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분명 시즌 초반에는 희극으로 시작했는데, 결과는 비극으로 향하고 있다. 이제 '1패'면 LG의 2017시즌은 끝이다.

LG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와 경기를 갖는다. 28일 현재 LG는 67승 3무 69패(승률 0.493)으로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6위 넥센은 가을야구의 꿈이 날아갔다. 대신 7위 LG에게 아직 희망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을 보면 LG는 스스로 가을야구행 열차의 티켓을 발로 차버린 모습이었다.

이제 LG에게 남은 것은 잔여 5경기 전승과 함께 5위 SK가 잔여 3경기에서 전패를 하는 것이 유일하다. 다 이기고도 상대 SK의 승패 결과를 기다려야 하니,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됐다.

매 경기가 LG에게는 희망고문이다. 상전벽해 수준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LG의 가을은 사실상 무산 됐다고 보면 된다. 설령 기적이 일어나서 가을야구에 극적으로 합류한다고 해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LG는 왜 이렇게 된 것인가?

간단하다. 약하디 약했던 팀 타선이 반등을 하지 못하고 시즌 내내 침묵을 하니 리그 최강의 마운드가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셈이었다. 다시 말해 LG의 적은 외부에 존재하지 않았다.

LG 마운드의 적은 LG 타선이었다. 전반기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전반기 LG의 평균자책점은 4.05로 1위였다. 타선 역시 나름 타율 2할8푼9리로 리그 5위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상황이 꼬여버렸다. 팀 평균자책점은 4.59로 리그 3위에 랭크, 나름 버텨내는 듯 했는데 팀 타선의 타율이 2할7푼에 그치며 리그 꼴찌를 찍었다.

단적인 예가 박용택이다. 혼자 야구하는 느낌이다. 팀 내 타자 중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박용택과 양석환이 유이하다. 그마저도 양석환의 타율은 2할6푼대다. 박용택 홀로 3할4푼3리를 찍고 있다.

다시 말해 박용택 빼고는 없다. 작년에 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던 양석환, 채은성, 이천웅, 이형종, 강승호 등, 여러 선수들이 심하게 성장하지 못했다. 침체 수준이 아니라 하락 그 자체였다.

LG 김재율. 스포츠코리아 제공
기복도 너무 심했다. 계속 믿고 기용하는 방법을 현장이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으니 이들에게 모두 기회를 주고 분위기도 쇄신하고자 자주 교체를 시도했다.

그러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팀이 됐고 야수진은 프런트와 현장의 기대보다 훨씬 더 저조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팀이 흘러가니 시즌 중에 대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했다.

또한 잠실을 홈 구장으로 쓰고 있으니 발 빠른 소총 부대 컬러로 팀 타선에 색을 입혀 시즌을 맞이했지만 결과는 리그 최다 도루사(54개) 팀이 됐다. 타고투저 대세에 홀로 역행하는 LG였다.

여기에 외인 히메네스의 구멍을 채우려고 왔던 로니는 2군으로 보냈더니 감히 나를 2군으로 보냈다고 성을 내며 야반도주 도망을 갔다. 프런트는 네임벨류만 믿고 저렴한 가격에 데려왔다고 좋아했을 듯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 됐다.

장타율 0.399가 이를 증명한다. 10개 구단 가운데 홀로 3으로 시작으로 한다. 리그 꼴찌다. 외인이 빠진 박용택, 김재율, 양석환 중심타선은 리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무게감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멀리 쳐내는 선수가 없고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하니 설령 주자가 1루에 나가도 도루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2루에서 증발하니 타선의 흐름이 딱 끊긴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렇게 팀 타선이 계속 제 몫을 해주지 못하니 전반기 내내 철옹성처럼 버텨낸 팀 불펜진이 후반기 들어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기(4.30)와 후반기(5.27) 성적의 편차가 너무 심하다.

특히 작년까지 마무리로 뛴 임정우가 제대로 합류하지 못하자 불펜 전체가 번갈아 가며 마무리를 맡았다. 팀이 이기든 지든 불펜진 모두가 자주 등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게 이동현을 필두로 정찬헌, 신정락, 진해수 등 필승조가 후반기 들어 나란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5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9월 들어 연패에 빠지고 경기력 자체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트래직 넘버가 아직 '1'이 남았다고 하지만 사실상 LG의 올해는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코칭스태프, 혹은 사령탑 혼자 만의 책임이 결코 아니다. 현장과 프런트, LG 트윈스 선수 전체가 모두 뼈저리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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