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넥센의 주전 내야수 김민성(29)이 팀의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 흔들림 없는 의연한 모습으로 잔여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넥센은 21일 오후 6시30분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5-3로 승리했다. 이로써 넥센은 2연승을 달리며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남겨뒀다.

넥센 김민성. 스포츠코리아 제공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6위 넥센(69승69패2무)은 어려운 입장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는 멀기만 하다. 21일 현재 5위 SK(73승67패1무)와의 격차는 3경기 차. 반 경기 차가 줄었다고는 하나 넥센의 시즌 잔여경기가 4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상당한 격차다.

현재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 시나리오는 단 하나 뿐이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긴 뒤 SK가 남은 3경기에서 전패하기를 바라야 한다. 자력으로는 가을야구를 할 수 없는 무척 불리한 상황이다.하지만 넥센의 팀 분위기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한 번 해보자’는 결의가 느껴진다. 김민성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했던 선수.

이날 경기 전 김민성은 “5위를 하지 못해 초조한 것은 전혀 없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이뤄낸다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 어쩌겠는가. 일단 잔여 일정에서 전부 이기는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경기 전 다짐대로 김민성은 쏠쏠한 활약을 펼쳐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4회에 터진 좌월 투런포로 양 팀을 통틀어 유일하게 2타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안타는 4회 홈런 단 하나 뿐이었지만, 박수 받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그러나 김민성은 경기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기를 주저했다. 여전히 6위에 불과한 팀 사정도 사정이거니와 자신의 활약이 수훈갑이 되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 게다가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 연속 안타가 없었다는 점 때문에 그는 답변을 더욱 망설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김민성은 “최근 밸런스가 다소 흐트러지면서 타격 페이스가 좋지 못했다. 개인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다소 괴로웠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김민성이 9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진 사이 공교롭게도 넥센은 모두 패했다. 패배의 빌미를 제공해, 결국 팀을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까지 몰고 간 것 같아 괴로웠다는 것.

넥센 김민성. 스포츠코리아 제공

다행스럽게도 김민성은 수원(5일 수원 kt전)에서 이어진 연속경기 무안타 행진을 수원에서 끝냈다. ‘결자해지’를 제대로 실천한 셈. 김민성에게 이 사실을 일러주자 그는 그제야 “수원이 여러 의미에서 약속의 땅인 것 같다”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넥센은 김민성의 활약 속에 첫 번째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4차례의 중대 고비가 남아있다. 매 경기 승리만을 거둬야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김민성의 표정에는 불안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SK의 결과가 중요하지만 일단 잔여 시즌 4전 전승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외부에 비쳐지는 것보다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요. 덕아웃을 조금만 둘러봐도 느껴지겠지만 오히려 팀원들이 여전히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매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끝내 하늘이 결정을 해주는 것 같아요. 따라서 저를 포함한 모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전승을 거두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른 뒤, 나중의 결과를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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