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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KIA에서 양현종의 비중은 아주 크다. 괜히 에이스가 아니다. 팀을 상징하고 팀의 승리를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팀 타선 역시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보니, 어느새 18승 고지에 올랐다. 15일 기준, 리그 다승 1위로 달리고 있다. 사실 양현종의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우승 말고도 하나 더 있다. 바로 '선발 20승'이다.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리며 무적의 행보를 보인 양현종이다. 시즌 중반에 잠시 침체에 빠지기도 했지만, 6월 12일부터 8월 15일까지 12경기에서 무려 10승을 몰아서 채웠다.

그리고 지난 8일 한화전에서 1승을 추가하며 18승을 달성했다.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인 16승을 넘어 커리어 하이를 달성 중이다. 양현종 본인도 20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사실 20승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미 시즌 17승째를 달성하던 시기가 지난 8월 15일이었다. 출전 기회는 부족하지 않았다. 1995년 LG 이상훈 이후, 21세기 첫 토종 선발 20승이 나오나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8월 22일 롯데전, 27일 NC전, 9월 2일 넥센전에서 2패를 당했다. 9월 8일 한화전서 승수를 챙겼지만 문제는 지난 13일 경기였다. 4일 쉬고 나섰다. 그만큼 팀도 선두 수성에 마음이 급했다.

양현종 본인도 깔끔하게 마무리 한 경기는 아니었다. 6이닝 2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팀 타선에서 3홈런 10득점을 따내며 양현종을 도왔다. 무난히 19승을 달성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불펜이 일을 저질렀다. 7회말, 단 1이닝에 김윤동-심동섭-임창용-박진태가 만루 홈런 포함, 9피안타 2피홈런 10실점을 내주며 10-5에서 10-15로 패했다. 악몽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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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화려한 방화로 인해 KIA는 믿기 어려운 패배를 당했다. 동시에 양현종의 19승 역시 그대로 공중 분해 됐다. 20승에 단 2승을 남겨고 이상하게 꼬여버린 양현종이었다.

그렇게 여유 넘치던 20승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15일 현재, KIA의 잔여경기는 14경기다. 이민우를 포함, 헥터-팻딘-임기영까지 5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양현종은 많아야 4경기, 아니면 3경기가 전부다.

대충 예상을 해보면 오는 19일 광주 SK전, 24일 광주 KIA 한화전, 29일 대전 한화전, 그리고 막판 수원 kt 3연전 중 한 번이 전부다. 물론 4일과 5일 휴식을 번갈아 가며 최대한 타이트하게 짜본 일정이다.

다시 말해 양현종에게 남은 경기는 별로 없다. 4경기나 3경기에서 2승이다. 이는 생각보다 그리 만만한 조건이 아니다. 특히나 현재 KIA 불펜진의 상태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또한 KIA의 선두 경쟁이 시즌 마지막까지 지속될 경우, 필승 카드로 여겨지는 양현종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양현종의 20승, 그리 녹록치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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