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KIA의 주전 리드오프이자 외야수인 이명기(30)가 부상 이후의 근황을 전해왔다. 팬들은 물론 본인 역시도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그는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겠다는 계획이다.

KIA 이명기. 스포츠코리아 제공
KIA의 이명기는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에서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그는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그렇게 팀은 7-1 완승을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9회말 넥센 장영석의 좌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잡으려던 과정에서 이명기는 부상을 당했다. 펜스 부근에서 높이 날아오는 공을 잡으려다 좌측 발목이 접질린 것.

결국 그는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나지완과 교체 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의 부상이 일종의 전조 현상이었던 것일까. KIA는 당시 경기에서 9회말에만 7점을 내주고 믿기 힘든 7-8 역전패를 당했다.

리그 1위 KIA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초 큰 부상이 아닌 듯 했던 이명기가 끝내 다음날인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기 때문.

정확한 진단명은 좌측 발목 염좌였다. 구단 측은 당초 10일 정도면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지만, 14일 기준으로 말소 된지 11일이 지났음에도 이명기는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 15일이면 어느새 말소 이후 12일로 접어든다.

그렇다면 이명기가 예상과 달리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3년 SK 에서 뛰던 시절에 당한 부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13년에도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좌측 발목 인대를 크게 다쳤던 이명기는 해당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했다. 당시 부상으로 이명기는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물론 지난 3일에 당했던 부상은 2013년의 경우와는 분명 차이를 보인다. 이명기는 14일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나는 언제나 괜찮다. 어딘가가 찢어지거나 혹은 파열된 것이 아니고 단순 염좌다. 심각한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다만 과거 큰 부상으로 인해 고질적으로 약한 왼쪽 발목을 재차 다친 바람에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다소 늦은 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과거에 다쳤던 부위를 다시 다쳐, 회복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현재 이명기는 퓨처스 팀이 있는 함평에서 재활에만 매진 중이다. 아직까지 타격·수비 훈련등은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질적으로 약한 부위에 부상을 당한 만큼,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지라도 확실하게 회복해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이다.

이명기는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라고 답했다.

애써 괜찮은 모습을 보였던 이명기. 물론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창 타격감이 좋았을 때 부상을 당했기 때문. 올시즌 11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449타수 148안타), 8홈런, 60타점을 기록한 이명기는 특히 부상 이전 7경기에서 연달아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충분히 아쉬워 할 만 한 상황이다.

KIA 이명기.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명기는 “솔직히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아쉬움 보다는 미안함이 앞선다. 1위 수성을 위해 노력 중인 팀에 보탬이 되어주지 못해 무척 죄송스럽다. 그럼에도 조급해 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나 자신과 구단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재활 과정에서도 오직 KIA가 잘 되기만을 바라며 매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본다고 전한 이명기는 “지난 7일까지 4연패를 당하기도 했던 팀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1군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해서 목표 복귀 시점조차 계획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심 9월 내 복귀를 향한 소망을 드러낸 그다. 이명기는 “마음 같아서는 오는 19일부터 광주에서 치러지는 SK와의 2연전에 맞춰 복귀하고 싶다. 친정팀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다면 기분이 무척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19일 혹은 20일에 맞춰 복귀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로선 이번 달 내 복귀가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설령 9월 내 복귀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명기의 설명. 페넌트레이스 종반 복귀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포스트시즌에서의 호성적이라는 것을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아무리 회복이 늦더라도 포스트시즌은 충분히 참가할 수 있어요. 최소한 그 때까지는 몸상태를 정상 궤도에 올려 둘 자신도 있죠. 괜히 서두르다 정작 중요한 포스트시즌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신다면 완벽한 모습으로 복귀할 것을 KIA팬들께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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