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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또 탈락이다. 그렇게 10년을 보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5-13으로 완패했다.

이 패배로 한화는 시즌 55승74패1무를 기록해 남은 14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한화는 2007년을 마지막으로 무려 10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게 됐다. 이는 LG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매 시즌 고배를 마셨던 것과 타이에 해당되는 최장 기록이다.

올해는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마저 없었다. 지난 시즌 한화는 10월2일 141경기 째에 트래직넘버 1이 소멸됐고, 2015시즌의 경우 최종전까지 와일드카드 획득에 대한 희망을 연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9월의 절반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다. 2년 전 5위와 2경기, 지난해 3경기 차로 나름의 근성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5위와 11.5경기 차까지 크게 벌어진 상태다.

올해도 어김없이 희망 고문의 기간은 있었다. 8월 들어 마운드가 안정을 찾으면서 한 달 동안 13승10패를 기록, 같은 기간 승률 3위에 오른 것.

그러나 전반기까지 5할에 가까운 승률을 냈던 2015시즌, 7월에만 13승7패1무로 대도약을 이룬 지난 시즌에 비해 반격의 시기가 너무나도 늦었다. 한화는 8월을 제외하면 매달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끈끈함도 실종됐다. 지난 시즌 역전승만 35차례(4위) 품에 안았고 7회까지 뒤져있는 상황에서도 무려 12번(1위)이나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역전승 26회(9위)에 그쳤다. 오히려 역전패만 44차례(1위)나 떠안으며 실망을 안긴 경우가 많았다.

김성근 전 감독이 시즌 도중 프런트와 충돌하며 지휘봉을 내려놓는 등 한화의 올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했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하에 ‘육성’, ‘건강’, ‘진돗개’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야구를 선언했지만 짧은 기간 팀을 정비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속출하는 악재가 찾아오기도 했고, 젊은 피들의 전반적인 성장 역시 기대만큼 뚜렷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소득이 전혀 없다고만 볼 수는 없다. 한화는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 5.37로 여전히 8위에 그쳤지만 지난 시즌(5.76, 9위)과 비교해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시즌 일정을 14경기나 남겨놓은 현 시점에 지난 시즌 대비 두 배에 가까운 48회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진 재건 희망을 발견했다.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투수 쪽에서만큼은 부상자가 크게 줄었다. 또한 타선은 간판 선수들의 줄부상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팀 타율 2할9푼1리(3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남겼다.

한화는 시즌 후 감독 선임을 비롯해 FA 내부 단속 및 외부 수혈, 외국인 투수 재계약 문제 등 다양한 과제가 쌓여있다. 이미 중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보고 있지만 좀 더 뚜렷한 방향과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

부실공사는 금물이다. 하지만 너무 여유를 가져서도 곤란하다. 이미 10년이나 큰 실망감을 안긴 팬들에게 또다시 수 년을 기다려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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