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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말 그대로 깜짝 카드다. 누가 나서게 되는지, 궁금했다. 김기태 감독의 입에서 예상 밖의 이름이 나왔다. 신예 이민우(24)다.

KIA는 14일 사직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신인 이민우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KIA의 선발 로테이션은 나름 차근차근 돌아갔다.

헥터-양현종-팻딘-임기영-정용운이 제 몫을 해줬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임기영과 정용운이 빠졌다. 부진으로 인해 2군에 가면서 두 자리가 비었다. 마찬가지로 KIA의 성적도 떨어졌다.

그나마 최근에는 4선발 임기영이 다시 돌아와서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여전히 5선발은 비어있다. 김기태 감독은 이래저래 고민을 했다. 그렇게 선택한 카드가 바로 신예 이민우다.

이민우는 2015년 KIA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선수다. 그는 지명을 받고 계약을 한 뒤, 곧바로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군 복무를 했다.

올해 4월에 전역했고, 6월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2군에서는 정회열 감독의 지도 하에 선발 수업에 몰두했다. 대학 시절, 좋은 투수로 평가받던 유망주였다.

이민우는 "12일에 선발로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너무 뛰고 그랬는데, 막상 경기 당일에는 더 설레고 긴장되고 떨릴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사실 퓨처스리그에서는 기복이 좀 있었다"며 첫 등판에 대한 각오를 물어보자 그는 "공이 잘 들어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5이닝까지는 아니더라도, 4이닝 정도가 목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를 시즌 막판, 그것도 선두 자리를 단단히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과감히 선발로 투입하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비어버린 선발 자리를 채우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대안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려서 '뚝딱'하고 나오면 얼마나 좋겠나.

KIA 이민우. 사진=김성태 기자
여러 선수를 투입해서 어떻게든 로테이션을 원활하게 돌려보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심동섭이나 고효준, 김진우, 박진태, 임기준, 정동현, 배힘찬 등 여러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누군가는 이를 '의미 없는 동행'이라고 평가하지만, 팀 사정상 어떻게든 자리는 채워야 하는데 매번 뜻대로 되지 않으니 기존에 있던 자원 대신 새로운 카드를 만지작 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불펜이다. 트라우마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KIA 불펜은 이래저래 사고를 많이 쳤다. 그러다보니 KIA는 불펜에 공백이 생기면 타 팀에 비해 훨씬 데미지가 크다.

김기태 감독 역시 "불펜에서 끌어와 선발로 기용을 하는 것은 팀 전력에 부담이 있다. 심동섭의 경우도 이제 시즌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선발 아닌 불펜으로 계속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KIA는 타 팀에 비해 잔여 경기가 아직 16경기나 남았다. 4선발로 로테이션을 돌리면 각자 4번을 더 나와야 한다. 하지만 5선발로 돌리면 3번이면 된다. 아직은 5선발이 필요하다.

물론 잔여 일정이 띄엄띄엄 있기에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막판까지 선두 수성 경쟁이 이어진다면 기존 선발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이유는 미래 가능성이다. 이민우는 올해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키워야 할 자원이다. 언젠가는 기회를 줘야 하는 상황에서 타이밍 좋게 낙점된 투수가 이민우다.

사실 모 아니면 도다. 롯데가 처음 보는 투수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지금 롯데는 보통 기세가 아니다. 과연 김기태 감독의 모험이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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