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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팀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데...야구는 모른다. 동료 선수들에게 종착지에 빨리 도착하자고 이야기 한다."

지난 12일, KIA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맞대결에서 KIA는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간 불안했던 선발 팻딘이 6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8승을 따냈다. 양현종과 헥터를 제외하면 확실한 승리를 담보할 수 없었던 KIA 선발진의 달콤한 승리였다.

약점 중의 약점, KIA에게 '만만한 1위'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만든 불펜진의 불안함도 전날은 없었다. 15일 만에 나온 임창용의 1.1이닝 무실점과 김세현의 1이닝 세이브는 완벽했다.

타선도 부족함은 없었다. 꽉꽉 막힌 팀 타선의 효시는 3번 버나디나의 솔로포였다. 절정은 개인통산 16번째 만루포를 쏘아올린 이범호, 그리고 막내 최원준의 쐐기 적시타로 마무리를 지었다.

투타 모두 나무랄 데 없는 경기력에 팬들도 간만에 환호성을 내지르며 기뻐했다. 사실 최근 들어 KIA의 분위기가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여론도 여론이지만, 팀 상황 자체가 그랬다.

지난 9월 3일 경기가 이유다. 고척 넥센전, 말 그대로 악몽이었다. 7-1로 앞서고 있었는데, 9회에만 한승혁-심동섭-박진태-김진우가 7점을 내주며 7-8로 졌다. 역대 KBO리그 9회 최다 실점 역전패였다.

기분 좋은 신기록이 나와도 모자랄 판에 최악의 신기록 주인공이 된 KIA다. 그 날 이후로 KIA는 싸늘해졌다. 2위 두산과의 승차가 크지 않은 점도 있었기에 주변의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시즌 내내 KIA를 괴롭혔던 불펜 걱정이 시즌 막판까지 계속 멈추지 않고 터지니 이렇게 불안하고 만만한 선두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전날 KIA의 승리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주전 톱타자 이명기의 부진이 아쉬웠지만 최원준이 우익수로 나와 타점도 올려주고 수비도 잘해줬다. 또한 확실한 필승조인 김윤동-임창용-김세현을 재가동 했다는 점에서도 KIA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타선, 그리고 이범호였다. 전날 3회에 쳐낸 개인통산 16번째 만루홈런 겸 3년 연속 20홈런은 그가 7번 타순에 있는 타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활약이었다.

사실 후반기 들어 타격 침체에 빠지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범호다. 8월 타율이 2할이 채 안되는 1할8푼8리다. 비난의 주요 타겟이었다. 그렇기에 이범호의 전날 경기 후, 소감은 팬들에게 더욱 와닿았다.

그는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아서 비디오를 보며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 중인데 잘 맞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중요한 경기라서 집중력이 더 생겼다"라고 말했다.

다음이 중요하다. 그는 "최근 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들 하는데 야구는 끝까지 모르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끝까지 신중하게, 그리고 좀 더 집중해서 종착지에 빨리 도착하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범호의 말처럼 KIA는 단 하나의 목표, 단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있다. 한국시리즈라는 종착지를 향해 KIA는 지금도 필사적이다. 흔들리지만, 그래도 1위, 그게 지금의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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