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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현재 kt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성적이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3년 연속 최하위가 사실상 확정됐고, 올해는 구단 최저 승률에 그쳐있다.

그러나 당장의 성적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팀의 미래를 이끌 확실한 기둥을 찾는 일이다. 삼성 이승엽, LG 박용택, 롯데 이대호, SK 김광현, 한화 김태균 등 대부분의 구단들이 최소한 팀을 상징하는 대표선수 한 명쯤은 보유하고 있다. 9번째 구단 NC조차 나성범이라는 스타 플레이어를 일찌감치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kt는 아직까지 그 숙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물론 2013년 우선 지명으로 뽑았던 심재민과 류희운이 해마다 서서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원투펀치’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또한 당시 1차 지명 선수였던 박세웅은 잠재력이 확실하게 터졌지만 더 이상 kt 소속이 아니다.

이후에도 여러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kt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팀의 상징으로까지 성장할 싹이 보이는 선수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올시즌 8승1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08의 성적을 기록한 고영표도 특급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kt는 지난 11일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강백호를 지명했다. 지난 6월 1차 지명으로 영입한 김민 역시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강백호의 스타성만큼은 kt가 그동안 지명해온 어느 선수들과 비교해서도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고 1학년 시절 고척 스카이돔의 개장 1호 홈런을 쏘아 올릴 때부터 상당수의 야구 팬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름마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주인공과 동일해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에도 강백호는 천재적인 재능과 열정을 앞세워 본인의 가치를 입증해나갔다. 고교 1학년 시절에는 타율 4할1푼7리 5홈런 30타점 장타율 8할6리를 기록하며 타자로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타율 3할8푼5리 3홈런 46타점 장타율 6할1푼5리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가운데 마운드에서도 2승1패 평균자책점 1.16(30.2이닝 4자책점)을 기록해 투수로서의 재능도 확실히 뽐냈다.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라는 수식어가 점차 그를 따라다녔다.

올해 역시 타율 4할2푼2리 2홈런 32타점 출루율 5할2푼 장타율 6할8리, 4승1패 평균자책점 2.40 등의 성적으로 투타 겸업을 훌륭히 소화했다.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었고, 최근 막을 내린 U-18 야구월드컵에서도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하며 본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kt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강백호와 관련해 “공격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고교생이나 대학생, 심지어 프로 선수와 비교해도 배트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으며, 당겨치기와 밀어치기 모두에 능하다”며 타자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에 투수로서도 당장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욱 감독 역시 타자로서 좀 더 적합해보이지만 선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며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당장은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겠다는 방침.

투타 겸업이 프로에서도 현실화된다면 강백호에 대한 야구 팬들의 관심은 앞으로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물론 기량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지만 kt로서는 독보적인 스타성을 지닌 선수를 영입한 만큼 향후 강백호가 팀의 코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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