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번즈.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롯데의 ‘수비 요정’으로 통하는 외국인 타자 번즈(27)가 어김없이 호수비로 선발 투수는 물론 팀까지 구해냈다.

롯데는 12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2연승에 성공했다. 리그 4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한 롯데였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 중 하나는 7회말이었다. 6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호투를 이어가던 롯데의 선발 투수 레일리는 7회말 큰 위기에 봉착했다.

레일리는 2-0으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 김재율과 대타 정성훈에게 각각 좌전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무사 1,2루의 위기에 내몰렸다. 타석에 들어선 이형종과의 승부가 무척 중요했던 롯데와 레일리였다.

이 때 이형종은 레일리의 2구째 공을 타격해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2루수 번즈는 넘어지며 이 타구를 2루수 직선타로 막아냈고, 어정쩡한 자세에서도 곧장 2루 베이스 커버에 나선 유격수 문규현에 공을 넘겼다. 물 흐르듯 이뤄진 수비에 대주자 최재원은 뒤늦게 귀루에 나섰지만, 아웃을 면할 수는 없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행운이 LG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불운이 찾아온 순간이기도 했다.

LG는 곧장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무사 1,2루의 위기는 호수비 하나로 순식간에 2사 1루로 경감됐고, 레일리는 강승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7회를 매듭지었다. 레일리가 번즈의 호수비에 유독 크게 환호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롯데 조원우 감독은 번즈의 수비 능력을 크게 칭찬했다. 한 때 허약한 수비력으로 고전했던 롯데는 올시즌 팀 실책이 가장 적은 팀(11일 기준 78개)으로 변모했는데 그 중심에 번즈가 있다는 것.

조 감독은 “번즈가 넓은 수비 범위, 어깨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준족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수비 동작까지 재빠르다. 번즈가 버티고 있으니 투수들이 작년에 비해 훨씬 편안하게 던지고 있다. 다들 평범한 내야 땅볼 타구는 아웃이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번즈의 수비능력이 팀에 가져온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 조 감독이 다시 한 번 흐뭇해했을 7회 호수비였다.

물론 번즈는 이날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치며 타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7회 극적인 호수비 하나는 타격의 아쉬움을 지우고도 남았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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